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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견소음 갈등, 강아지 '성대 제거 수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종수정 2020.02.15 17:50 기사입력 2020.02.1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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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짖는 소리…이웃갈등으로
"개 짖는 소리 극심한 스트레스" 청와대 청원 올라와
일부 견주들 반려견 성대 제거 수술 결심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 2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동물병원을 찾아 반려견의 성대 제거 수술을 했다. 반려견의 짖는 소리가 층간소음 등 극심한 이웃 간 갈등으로 번지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결정이다. A 씨는 "반려견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지만, 아파트에서 함께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못 해준 만큼 앞으로 더 많이 잘해줄 생각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것도 자신의 합리화여서, 마음이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1500만 명에 달하면서 이웃 간 분쟁이 크게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아파트단지 내 반려동물 소음 갈등이다. 이를 두고 층간소음이 아닌 층견(犬)소음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소음 분쟁을 막는다는 취지로 반려견의 성대 제거 수술을 하려는 경우도 있어 이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현행법상 층간소음은 '공동주택관리법'과 '소음·진동관리법'에 의해 규제대상이다. 소음은 전자기기에서 나는 '공기전달 소음'과 뛰는 등 행동으로 인한 '직접충격 소음'으로 나눌 수 있다.


공기전달 소음은 5분간 평균측정기준으로 주간 45dB(데시벨), 야간 40dB을 넘으면 소음으로 규정한다.


직접충격 소음은 1분간 평균측정기준 주간 43dB, 야간 38dB을 넘거나 최고 소음이 주간 57dB, 야간 52dB을 넘으면 소음으로 인정된다. 소음 고의성 입증되면 150만~200만 원 수준의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반려견 짖는 소리…사람이 낸 소음 기준의 2~3배


문제는 강아지가 짖을 때 발생하는 소음은 법적소음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소음·진동관리법'에 따르면 소음은 사람의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강한 소리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려견으로 인한 소음은 사람이 낸 소음 기준의 2~3배에 달할 만큼 심각하다. 일본 도쿄도가 2005년 강아지별 짖는 소리 데시벨을 측정한 결과 작은 개는 80dB, 큰 개는 90dB 수준의 소음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분간 평균측정기준 주간 43dB을 넘으면 직접충격 소음에 해당한다고 보면 반려견의 개 짖는 소리는 모두 소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반려견 짖는 소음으로 인한 소음공해의 처벌법안을 마련해 달라'는 취지의 청원이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아파트는 물론 빌라, 원룸 등에서 키우는 개 짖는 소리로 각종 피해를 받았다고 청원인들은 토로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 강아지 성대 제거 수술, 꼭 필요할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반려견의 성대를 제거해 갈등을 해결하려는 개 주인들도 있다. 30대 직장인 B 씨는 "민원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어쩔 수 없이 반려견의 성대를 제거하는 수술을 하려고 한다"면서 "강아지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갈등 해결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반면 다른 의견도 있다. 20대 직장인 C 씨는 "강아지 성대 제거 수술은 사람으로 보면, 목소리를 뺏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반려동물을 좋아한다면 함께 하기 이전에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건 그냥 인간이 이기적인 거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견주는 성대 제거 수술이 아닌 '짖음방지기'를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D 씨는 "성대 제거 수술은 너무 가혹한 것 같다"면서 "강아지로서는 똑같다고 느끼겠지만 가장 제일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짖음방지기 역시 반려견 처지에서는 상당한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짖음방지기는 반려견의 짖는 소리를 방지하고자 만들어진 도구로 목줄에 자극단자가 달려 있다.


이를 목에 채우면 성대의 울림 등을 감지해 전기자극을 주게 된다. 그러나 개짖음방지기 착용은 학대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2018년 8월 영국은 개짖음방지기 판매를 금지하는 조처를 했다.


전문가는 반려견의 성대 제거 수술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제언했다. 한 동물병원 관계자는 "결국 수술이라는 것은 감염 또는 부작용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견주 입장에서 반려견이 짖는 이유를 먼저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응이나 교육을 통해 문제 해결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반려견이 스트레스가 있어 짖을 수 있으니 충분한 산책, 놀이 등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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