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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평가에 목맨 공기관…결국 부담은 국민몫

최종수정 2020.02.14 14:56 기사입력 2020.02.1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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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평가에 목맨 공기관…결국 부담은 국민몫


CEO 입지·인센티브 등과 직결

기관재무·정부재정 악화 우려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장세희 기자, 문채석 기자] 공공기관들이 무리하게 정원을 늘리면서 경영 실적 악화뿐 아니라 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공기관들이 계획에 없던 채용을 확대하는 배경은 공공기관 경영평가 때문이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안전 경영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자 각 공공기관들은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관련 분야 채용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정부 등에 따르면 공공기관들은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위해 다음 달 5일까지 기획재정부에 지난해 실적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 안전, 윤리경영, 일자리 상생협력 등 사회적 가치 관련 평가배점을 종전보다 50% 이상 대폭 확대했다.


신규 채용과 함께 올해 공공기관들이 가장 신경쓰는 분야는 안전 분야다. 특히 고(故) 김용균씨 사망사고 이후 공공기관 안전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경영평가에서 안전지표 배점을 기존 2점에서 6점으로 상향했기 때문이다.


2018년 경영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은 공공기관들은 강화된 평가 지침에 발맞추기 위해 지난해 안전 관련 조직을 신설하거나 인력을 채용했다. 2018년 평가에서 D등급(미흡)을 받은 한국마사회는 안전전담부서를 만들고 외부안전전문기관에서 2명을 스카웃했다. E등급(아주미흡)을 받은 대한석탄공사는 지난해 안전 인력 19명을 신규 채용하고 안전관리기본계획을 수립했으며 D등급인 한전KPS는 45개 사업장에 안전전담팀을 신설하고 안전 관련 예산은 전년 대비 45억원 증액했다.

이처럼 공공기관들이 경영평가에 목을 매는 이유는 경영평가 결과가 공공기관 최고경영자(CEO) 입지와 공공기관 이미지, 임직원 인센티브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평가 점수를 기준으로 공기업 S등급은 최대 250%, 준정부기관은 최대 100%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평가 결과에 따라 인센브가 많게는 수천만 원의 차이가 발생하다 보니 직원들의 사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준정부기관 관계자는 "기관 형태와 직급에 따라 성과금 차이가 워낙 크다"며 "성과급도 성과급이지만 한번 A나 B를 맞으면 그 정도 수준이라고 평가당하니 업무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급격한 공공기관 인력 증원이 공공기관 인건비 부담을 늘려 기관의 재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정규직화 추진 등으로 사회적가치 부문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인건비 증가로 당기순이익이 줄어들면 실적 부문에서는 점수가 깎일 수 있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셈이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공기업은 공공성을 위해 설립된 기관들이 많은데 수익성을 추구해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며 "경영평가의 경우도 사회적가치 등 공공정책을 강화해야 하지만 당기순이익 등 매출도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실적 악화가 지속되면 결국 서비스 요금 인상 등 국민에게 부담이 전가되거나 정부 재정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기재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9~2023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2018년ㆍ39개기관)'에 따르면 공공기관 부채 규모는 2019년 498조9000억원에서 2023년 586조3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공공기관들은 사업 성과에는 관심이 없고 정부로부터 예산을 받아서 정부의 지침 따라 운영하는 '죽어있는 조직'"이라며 "문재인 정권 들어와서 산업안전보건법, 사회적 가치가 강화된 것을 배경으로 생산성, 혁신은 아예 말도 못 꺼내는 분위기가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세종=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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