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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주방, 불붙은 '잠실대전'

최종수정 2020.02.14 11:30 기사입력 2020.02.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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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67만명 서울 자치구 중 최다…1인 가구·대단지 아파트 밀집 상권
가격·품질 유지 전략 가능해 인기

고스트키친 송파점

고스트키친 송파점



# 음식 배달업을 하는 김광현(가명)씨의 주 활동 무대는 서울 송파구다. 스마트폰을 통해 주문이 접수되면 음식점으로 향하는 것으로 그의 일은 시작된다. 그런데 최근에는 한 곳에 20여개의 주방이 모인 이른바 '공유주방'을 찾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한 장소에서 여러 주문 음식을 픽업할 수 있기 때문에 라이더들 사이에서도 공유주방 음식 배달 주문은 인기가 높다.


그의 동선을 따라가 보면 석촌호수를 바라보고 있는 석촌호수효성해링턴타워 지하 1층에 20㎡ 안팎의 주방 25개가 갖춰진 '고스트키친'이 있다. 지난달 문을 연 곳이다. 석촌호수 옆 방이동 먹자골목 내 석정빌딩에는 공유주방 '개러지키친'이 있다. 여기서 오금로를 따라 내려가면 '심플키친' 송파점이 있다. 인근인 석촌동 고분군 바로 옆에는 얼마 전 '위쿡'이 송파지점을 오픈했다. 석촌호수를 둘러싸고 국내 주요 공유주방 업체 네 곳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잠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꼽히고 있는 공유주방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1인 가구가 많고 대단지 아파트는 물론 오피스텔, 숙박업소, 석촌호수, 한강공원이 배달 가능 구역에 들어오는 상권이기 때문이다. 외식업에 공유경제 모델을 적용해 사업 확장을 하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1인 가구' 많아 배달 전문 음식업에 최적 = 공유주방 업체들이 잠실을 선호하는 배경에는 인구통계에 대한 데이터 분석이 자리잡고 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송파구의 인구는 67만6341명으로 서울시의 2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많다. 여기에 더해 배달 수요와 직결되는 1인 가구 수도 서울시 '톱3'에 해당한다. 2018년 기준 송파구의 1인 가구 수는 6만3451 가구다. 관악구와 강서구에 이어 1인 가구가 많다. 2015년에는 강남구(6만1897가구)보다 적은 5만3481가구였다. 최근 통계에서는 강남을 제칠 정도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관악구는 1인 가구가 가장 많지만 음식 객단가가 낮게 형성돼 있어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기 쉽지 않다. 잠실은 다르다. 이곳은 가격과 퀄리티를 유지하는 전략이 통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쿠팡, 마켓컬리, 배달의민족 등이 최초 서비스를 한 곳이 송파구인 까닭도 이와 관련 있다.


송파구 중에서도 1인 가구 수가 많은 곳은 석촌동, 잠실본동, 삼전동, 방이2동, 송파1동 등 5개 동으로 좁혀진다. 이 같은 이유로 공유주방 업체들은 이 5개 동에서 무대로 삼을 수 있는 석촌호수 인근에 자리 잡았다. 고스트키친 관계자는 "배달 음식은 거리가 멀어질수록 배달 단가가 높아지기 때문에 효과적인 주문은 반경 2km 이내이며 이 곳의 배달 수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공유주방에 입점한 소자본 창업자들이 위쿡 송파지점에서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공유주방에 입점한 소자본 창업자들이 위쿡 송파지점에서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배달 수요 키우는 입지 조건 = 대단지 아파트가 많고 오피스텔도 밀집해 있는 데다가 석촌호수, 한강공원이 배달 가능 구역에 있어 점심, 저녁, 주말을 가리지 않고 꾸준하게 음식 배달 수요가 있는 것도 공유주방이 송파를 선호하는 이유다. 고스트키친 송파점에 입점한 서해성 마라하오 대표는 "아파트 단지는 물론 문정동 비즈밸리와 법조타운 등이 들어서면서 많은 기업들이 송파로 오고 있어 배달 음식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훠궈하오', '마라하오' 등의 브랜드로 서울 시내에서 7개 매장을 운영하고 백화점에도 입점해 있는 서 대표는 시장 조사 결과 송파구의 입지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위쿡도 송파구의 입지를 높게 평가해 최근 1800㎡ 규모의 공유주방을 잠실에 오픈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층별로 식품 유형에 맞는 전문 설비를 구축해 생산 효율을 높인 이 공유주방은 식품 제조ㆍ유통형에 특화돼 있다. 송파구 동남권 물류단지와 근접해 제품 유통 및 식자재 입출고 시 지리적 이점이 높다는 게 위쿡의 설명이다. 김희종 위쿡 본부장은 "최근 온라인 식품 창업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신선식품 등을 판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유주방을 이용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니즈에 발맞춰 인기 식품 유형에 필요한 맞춤형 설계를 갖춘 공유주방을 송파에 내게 됐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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