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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구걸 600원 마스크 꿈도 못 꿔" 노숙인들, 우한폐렴 공포 무방비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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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들, '우한 폐렴 감염 위험' 무방비 노출
노숙자 위한 폐렴 예방 조치 절실

28일 서울 종로 한 지하철 입구 계단서 구걸 행위를 하고 있는 한 노숙인. 그는 우한 폐렴 감영 우려에 대해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28일 서울 종로 한 지하철 입구 계단서 구걸 행위를 하고 있는 한 노숙인. 그는 우한 폐렴 감영 우려에 대해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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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마스크가 다 뭐에요. 그냥 죽으라는 거지"


국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4번째 확진 환자 발생으로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길거리에서 먹고 자는 노숙인들은 사실상 무방비로 방치돼있다.

노숙인 재활을 돕는 기관에서 노숙인들에게 마스크 지급, 손 세정 등 우한 폐렴 감염 예방 조처를 하고 있지만, 눈에 띄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는 노숙인들이 있어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 한 지하철 역사 계단서 만난 노숙인 A(54) 씨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 않았다. 그의 손은 한 눈으로 봐도 비위생적인 상태로 보였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구걸을 하고 있는 A 씨 옆 한 쪽에 놓인 상자에는 600원이 담겨있었다.


28일 종로 한 지하철 역사 입구서 노숙인 A 씨가 시민들로부터 받은 금액은 이날 오후 7시께 기준 600원에 불과했다. 이 금액으로는 우한 폐렴을 예방할 수 있는 마스크를 구입할 수 없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28일 종로 한 지하철 역사 입구서 노숙인 A 씨가 시민들로부터 받은 금액은 이날 오후 7시께 기준 600원에 불과했다. 이 금액으로는 우한 폐렴을 예방할 수 있는 마스크를 구입할 수 없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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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는 우한 폐렴 감염 방지를 위해 KF94 이상의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 바 있다. KF94 등급을 인증 받은 보건용 마스크는 온라인을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900원대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A 씨 처지에서는 이 마스크를 구입할 수 없다. 우한 폐렴 감염 우려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셈이다.


또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어도 일회용으로 한번 쓰고 또 새로운 마스크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라, 지속해서 지출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결국 우한 폐렴 예방을 위한 마스크는 A 씨 처지에서 생각할 수 없다.


그는 "마스크 살 돈이 어디 있냐"면서 "침낭이라도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좀 괜찮아 보인다"고 토로했다.


이어 "마스크를 또 쓰고 있으면 '마스크 쓰고 있냐'면서 뭐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면서 "마스크 살 돈이 생겨도 쓰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페렴에 걸리면 어떻게 할 생가기냐"는 질문에 "걸리면 그냥 걸리는 거다. 무슨 방법이 있겠냐"라고 되물었다.


자료사진. 서울역 한 지하도에 거주하고 있는 노숙인들.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역 한 지하도에 거주하고 있는 노숙인들.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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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 인근에 있던 또 다른 노숙인은 침낭 속으로 몸을 욱여넣어 잠을 청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도 마스크 미착용은 물론 손 세정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는 이내 침낭에서 나와 번화가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노숙인들의 우한 폐렴 감염 위험성이 커지는 가운데 전문가는 아웃리치 제도를 통해 노숙인들을 보호한다고 밝혔다. 아웃리치란 거리에서 상담사가 노숙인을 직접 대면하면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노숙인 재활을 돕는 한 기관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우한 폐렴으로 인해 일단 시설에서는 약 200여 명 노숙인들에게 마스크 지급과 손 세정 등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리에 있는 노숙인들도 찾아가서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웃리치를 통해서도 A 씨 경우 사례와 같이 사각지대에 놓인 노숙인들은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 폐렴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이들을 통한 폐렴 감염 전파 가능성도 지적하고 있다.


한 복지 사업 관계자는 "노숙인들의 경우 거주지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마스크는 미착용은 물론 청결하지 않을 수 있어, 일반인에 비해 감염 위험이 크다"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폐렴 예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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