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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신종 코로나 확산에 스산해진 베이징…확 달라진 춘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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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신종 코로나 확산에 스산해진 베이징…확 달라진 춘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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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최근 우한, 후베이 지역을 다녀온 주민들 가운데 열이 나고 이상 호흡기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고 소속된 지역관리 사무실로 연락을 주세요."


춘제(설 연휴) 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휩쓸고 있는 중국 내 주택 밀집지역에서는 이러한 공고문을 쉽게 볼수 있다. 27일 오전 베이징 시내 징산가 인근 주택가에는 집집마다 새해를 맞아 굵게 쓰여진 글자 '복'과 안녕을 기원하는 문구들로 화려하게 장식된 대문 옆에 신종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는 핑크색 공고문이 붙어 있었다. 마트, 식당 등 상점들은 문을 걸어 잠궜고 골목길에는 이따금씩 주민 한두명이 지나갔지만 모두 마스크를 쓴채 빠른 속도로 이동 중이었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의 위력을 경험한 베이징 시민들은 신종 코로나의 빠른 확산 분위기에 외출을 삼가며 초경계 태세다. 도심을 가로질러 톈안먼으로 이어지는 창안제 도로는 늘 정체되기 일쑤였지만 이번 춘제 때에는 신종 코로나 여파로 지나가는 자동차 수를 셀 수 있을 만큼 뻥 뜷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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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제 때마다 관광객들로 가득했던 상점 밀집지역 왕푸징 조차도 마스크를 쓴 몇명의 관광객만 눈에 보일 뿐 거리가 텅 비어 있다. 상점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일부 문을 연 상점 및 백화점들은 '이미 소독을 완료했다' 안내 푯말을 내걸었다. 시내에서 만난 한 택시 기사는 "사스 때보다 베이징 사람들의 경각심이 더 높아져 있다"고 말하며 "치사율은 사스보다 낮다고 하지만, 사스와 달리 잠복기(최대 2주) 안에도 전염이 가능하다고 해 다들 바짝 긴장하고 있다. 뉴스를 볼때마다 빠르게 증가하는 확진자 수는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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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연 마트 마다 마스크 진열대는 가장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 됐다. 대형 백화점 베이징SKP 내 마트 마스크 진열대 앞은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여분의 마스크를 챙기기 위해 모여 있었고,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인기 마스크들은 이미 동이 나 진열대가 텅 비어 있었다. 온라인·오프라인 모두 선호하는 마스크를 더 이상 중국 내에서 구할 수 없게된 중국인들은 외국인 지인을 수소문해 대리구매 등의 방식을 선택할 정도로 마스크 확보에 급급한 상황이다.


베이징 내 지하철 안도 일부만 마스크를 쓴채 앉아 있을 뿐 대부분 텅 비어 있다. 마스크를 안쓴 사람이 찾아보기 힘들 정도며 간혹 마스크를 안쓴 사람도 탑승 후 민감해진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옷으로 입을 가리거나 목도리로 얼굴을 가리는 수준의 긴장감 높은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호텔들은 입구에서 직원들이 나서 일일이 투숙객들의 열 체크를 하고난 뒤 안으로 들여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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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셔우두 공항은 춘제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한 모습이다. 출국 수속을 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면세점 쇼핑 등 사람·공간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고 탑승구 앞으로 직행했다. 탑승객들은 모두 체온 체크 과정을 거쳤으며 항공기 탑승 후에도 대부분이 마스크를 쓴 채 이동했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을 관리해야 하는 학교도 초비상이다.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초등학교는 지난 21일 정부가 신종 코로나를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한 이후 매일 학부모 전원에게 학생들의 건강상태 체크를 보고받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손세정제와 마스크 공동구매가 가장 뜨거운 정보교류 아이템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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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분위기 조장을 경계했던 중국 언론들도 춘제 기간 신종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28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1, 2면은 신종 코로나 관련 뉴스로 가득 채워졌다. 1면은 국가 지도부의 동정 뉴스로 채우고 신종 코로나 관련해서는 공포감을 조장하면 안된다는 내용의 사설을 다루던 일주일전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 1면 톱뉴스에는 신종 코로나 상황을 살피는 국가 최고지도부 1,2인자가 모두 등장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전날 중요 지시에서 "각급 당 조직과 당원 간부들은 단결해 인민 민중을 이끌어 당 중앙의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면서 "인민 민중에 의지해 전염병과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파란색의 소독된 가운에 마스크를 쓴 리커창 총리가 직접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지인 우한을 찾아 병원 안에서 대응책 등을 점검하고 의료진과 환자들을 위문하는 사진도 함께 게재됐다. 우한 지역을 응원하는 내용의 보도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와 의료기관이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내용들도 지면을 꽉 채웠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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