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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뱃돈 얼마 줘야 하나요?" 설 연휴가 무서운 사회초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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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설 연휴 경비 54만원…세뱃돈은 16만4000원
사회초년생, 경제적 어려움에 세뱃돈 부담
전문가 "세뱃돈 문화 근절돼야"

세뱃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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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물론 마음은 많이 주고 싶죠. 현실이 참 팍팍하네요"


최근 한 기업에 인턴으로 취직한 김 모(28) 씨는 설날을 앞두고 근심이 깊다. 그는 "생활비나 관리비, 공과금 등 한 달에 들어가는 고정 지출만 해도 많은데 조카들 세뱃돈까지 생각하니 스트레스가 쌓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조카만 해도 10명"이라며 "세뱃돈을 안 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돈을 적게 주기에도 눈치가 보인다"고 토로했다.


설 연휴를 맞아 세뱃돈 지출에 부담을 느끼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특히 경제력 여력이 부족한 사회초년생의 경우 세뱃돈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전문가는 세뱃돈 문화보다는 '설'의 본래 의미를 되짚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설날 경비 중 세뱃돈이 차지하는 비율은 적지 않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함께 최근 직장인 1035명을 대상으로 '설날 경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직장인들이 올 설 연휴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비는 평균 54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세뱃돈 예산은 16만4000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미혼 직장인의 평균 예상 세뱃돈은 12만3000원인 반면 기혼 직장인은 28만3000원으로 미혼의 경우보다 16만 원 더 많았다.


이렇다 보니 직장인들은 세뱃돈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4년 차 직장인 A(30) 씨는 "평소 친척들과 사적인 연락도 안 하는데 '굳이 줘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나 살기도 빠듯한데 친척들까지 챙길 여력은 없다"고 털어놨다.


세뱃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뱃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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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갓 사회에 발을 내디딘 사회 초년생은 세뱃돈을 주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토로했다. 1년 차 직장인 B(28) 씨는 "명절 때 친척들에게 돈을 준 적이 아직 한 번도 없다"라며 "한 번 주면 그 후로 계속 줘야 할 것 같은 부담감도 있고, 조카가 5명 이상이다보니 3만 원씩만 줘도 돈이 꽤 나간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사회초년생의 경제적 어려움과 연관 있다. 지난해 신한은행이 발간한 '2019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2030 사회초년생의 44%가 대출을 보유하고 있었다. 1인 평균 대출 잔액은 3391만 원으로, 전년 대비 432만 원(15%)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한 기업 인턴으로 취업한 C(27) 씨는 "아직 모아둔 목돈이 없어서 누군가에게 돈을 주는 상황 자체가 부담된다"며 "이때까지 친척들에게 받아온 돈이 있으니 조카들에게 세뱃돈을 안 주기에도 눈치 보이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내 생활이 여유로우면 얼마든지 주고 싶다. 하지만 당장 받는 월급도 얼마 없어서 걱정"이라며 "세뱃돈에 대한 부담이나 친척들의 잔소리때문에 이번 명절에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세뱃돈 문화가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미취업 청년의 경우, 경제적인 문제가 더 심하겠지만 설사 취업이 됐다 해도 경제적인 빠듯함을 무시할 수 없다"며 "특히 과거보다 물질이 중요해지는 사회가 되면서 소비해야 하는 돈도 그만큼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과거보다 소비성향이 커졌기 때문에 부담감도 더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설 명절에는 선물이나 세뱃돈 등과 같은 경제적인 지출이 많아지기 때문에 부담될 수 있다"며 "많은 이들이 세뱃돈 문화를 기피하는 만큼 우리 사회에 이런 문화가 근절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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