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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리뷰]'반등' 불 지피는 정부…미중 무역합의로 대외 리스크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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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합의, 통상 측면에서는 악영향 우려도
고용 지표 큰 폭 개선됐으나 단기·노인일자리만 급증
정부, 그린북에서 '부진' 표현 빼고 바닥론에 힘 실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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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정부가 수출 실적 개선과 서비스업 생산·소비 증가 등에 기반한 경기 반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반도체, 석유화학 수출 호조에 힘입어 새해 첫 수출 지표는 증가세로 출발했고, 우리 경제의 최대 대외 불확실 요인이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도 1차 무역협상으로 진정국면을 향하는 분위기다. 초단기·노인 일자리가 큰 폭으로 늘면서 지난해 연간 일자리 증가 폭은 2년 만에 30만명 대를 회복했다. 다만 수출 회복과 건설투자의 회복 속도가 다소 더디고 고용 역시 재정을 풀어 늘린 영향이 커 경제 상황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해 첫 수출지표 증가세 출발…14개월만에 반등할까= 반도체, 석유화학 수출 호조에 힘입어 새해 첫 수출 지표가 증가세로 출발했다. 지난해 1월 수출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에 반도체 업황 개선의 영향의 작용했다. 정부는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할 경우 수출이 14개월만에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밝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1월 1~1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13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3%(6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전월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3.7%(4억7000만 달러) 늘었다. 1~10일까지 조업일수는 7.5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동일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17억700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3% 늘었다.


새해 첫 수출 성적표에서 일평균 수출액이 증가하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면서 수출 조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특히 반도체 수출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1.5% 늘면서 수출 반등을 이끌었다. 최근 들어 반도체 단가 하락세는 다소 진정되고, 수출 물량은 늘어난 점이 주효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반도체 업황이 조금씩 개선되면서 모멘텀이 살아나는 기미가 있었다"며 "올해까지 모멘텀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를 비롯해 석유제품(30.6%), 선박(0.1%) 등은 증가한 반면, 승용차(-4.6%), 무선통신기기(-4.8%), 자동차 부품(-9.6%) 등은 부진했다. 국가별로 보면 베트남(11.7%)과 일본(6.0%), 홍콩(26.5%), 중동(45.3%) 등은 증가했고, 중국(-3.5%), 미국(-12.0%), 유럽연합(EUㆍ-5.9%) 등은 감소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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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리스크 완화…美, 中 환율조작국 지정 해제 후 무역합의= 미국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해제하고 관찰대상국에 포함시켰다.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는 지난해 11월을 전후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미ㆍ중 무역협상과 맞물려 발표가 미뤄져 왔다. 미국은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을 이틀 앞두고 중국에 '당근'을 제공했던 셈이다.


미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통해 1단계 합의에 이르렀고 중국이 위안화의 경쟁적 절하를 삼가고 환율을 경쟁의 목적으로 삼지 않는 것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환율과 관련한 정보들을 공개하는 데 동의했다는 점도 환율조작국 지정 해제의 근거로 들었다. 재무부는 최근 위안화 가치가 상승한 것도 위안화 약세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이번에도 환율 관찰대상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6월까지 직전 4개 분기의 대미무역 흑자가 203억달러를 기록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중도 4.0%에 달해 미국이 정한 관찰대상국 3가지 요건 중 2가지가 해당된 것이다.


이후 15일(현지시간) 이뤄진 미중 무역합의는 이번주에 있었던 대외 악재 해소 이벤트로 꼽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휴전은 한국경제에 있어서도 '대외 리스크 해소' 요인일 뿐 아니라 세계 교역량 반등으로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중국이 미국산 제품 수입량을 늘리기로 합의하면서 타 국가 제품의 수입을 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통상 측면에서는 마냥 희소식이라고만 평가하긴 어렵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주 실장은 양국의 무역합의가 통상 분야에 있어서는 부정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공개한 합의문을 보면 중국이 늘리기로 한 미국산 수입품은 농산품뿐 아니라 공산품ㆍ에너지ㆍ서비스 등 전반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산 공산품 수입을 늘리는 것이 한국에 타격이 될 수 있다.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올해 329억달러(약 38조원), 내년엔 448억달러 등 총 777억달러 규모의 공산품을 추가로 수입하기로 했으며 수입 품목에는 산업기계ㆍ전기장비ㆍ자동차ㆍ광학의료기기ㆍ철강 및 스틸ㆍ항공 등이 포함돼 있다. 한국은 특히 철강과 기계 품목의 대(對)중국 수출 비중이 높다.


◆지난해 12월 일자리 깜짝 증가…'세금 일자리'로 뛴 고용률= 지난해 12월 일자리 증가 폭이 50만명을 넘기면서 지난해 연간 일자리 증가 폭이 2년 만에 30만명 대를 회복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역대 최대 규모 일자리 재정을 투입해 초단기ㆍ노인 일자리를 늘린 탓에 양적 지표가 나아졌을 뿐 고용의 질이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취업자는 2715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51만6000명 늘었다. 이는 2014년 8월 67만명 증가 이후 5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취업자는 2712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30만1000명 증가했다. 2017년 이후 30만명대를 다시 회복했다. 2018년은 9만7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40대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60대 이상의 쏠림이 심해졌다는 점에서 질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40대 취업자는 16만2000명 감소하며 인구 감소 폭(-13만7000명)을 웃돌았다. 반면 60대 이상 취업자는 37만7000명 증가해 전체 취업자 증가 폭(30만1000명)을 상회했다. 취업시간대별로는 1~17시간 취업자가 30만1000명 늘었는데, 노인 일자리 확대와 30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상승의 영향으로 보인다.


산업별로 봐도 양질의 일자리는 감소한 반면 재정 투입 일자리는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제조업에서 8만1000명(-1.8%) 줄어들었다. 또 도매 및 소매업(-6만명, -1.6%), 금융 및 보험업(-4만명, -4.7%) 등에서 감소했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6만명, 7.8%), 숙박 및 음식점업(6만1000명, 2.7%),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6만명, 5.5%) 등에서 증가했다. 그러나 정부는 'V자 반등'이라며 자찬했다.


정부는 다만 지표상 불안요인을 감안해 3월 제조업 40대 일자리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16만2000명이 감소한 40대와 관련해서 "퇴직ㆍ구직자에 대한 전수조사에 준하는 분석을 토대로 맞춤형 종합대책을 3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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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 기대감 키우는 정부…그린북에서 석달째 사라진 '부진'= 정부는 다양한 경제 지표를 언급하며 경기 바닥론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는 매달 발간하는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가 완만히 증가하는 가운데 설비투자도 점차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으나, 수출과 건설투자의 조정국면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지난해 4월호부터 10월호까지 7개월 간 이어졌던 경제에 대한 '부진' 표현이 11월부터 석달째 사라지고, '완만히 증가', '부진에서 벗어나' 등 긍정적 진단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달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던 수출과 건설투자부문 현황을 '조정국면 지속'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지표는 여전히 부진에 가까운 흐름을 보이고 있어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조정국면에 있다고 언급된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 대비 5.2% 감소한 457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건설투자(GDP잠정치)도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전기 대비 6% 감소했다. 기재부는 이달 들어 관련 지표가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 1~10일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올해 설명절 영향으로 조업일수가 전년 대비 2.5일 적어 전체 실적의 플러스 전환이 쉽지는 않지만, 이러한 추세를 감안하면 일평균으로는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했고 지난해 12월은 유의미하게 컸다"면서 "대외여건상 추가적인 악재가 없다면 이후에 경기가 올라가는 모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외 여건과 관련해서는 미ㆍ중 무역협상을 잇달아 언급했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 개선 조짐 속에 1단계 미중 무역합의문 서명이 이뤄지고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으나, 동시에 미중 협상의 향후 전개상황과 반도체 경기회복의 강도,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불확실 요인이 상존한다는 설명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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