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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기·60대로 쌓아올린 고용지표…제조업·40대는 휘청

최종수정 2020.01.15 12:32 기사입력 2020.01.15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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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0대 취업자수 37만7000명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대치

40대 일자리 16만2000개 줄어…30대도 뒷걸음질

전문가, 인위적인 60대 일자리 만들기 우려…"기업투자 북돋워야"




초단기·60대로 쌓아올린 고용지표…제조업·40대는 휘청



초단기·60대로 쌓아올린 고용지표…제조업·40대는 휘청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김민영 기자] 지난해 고용 지표 개선은 전년 고용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재정 주도의 60대 이상 취업자 수 확대 및 단기 일자리 급증에 따른 것이다. 실질적인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40대 고용율이나 제조업 관련 취업자 수는 오히려 뒷걸음질 치면서 기업 투자 활성화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0대 일자리 증가 사상 최대=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37만7000명으로 1963년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당 연령대 인구가 증가하는 구조적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전년(23만4000명) 대비 61%나 급증한 수치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와 함께 급증한 지표는 주당 1~17시간 일하는 '초단기 일자리' 수다. 지난해 초단기 일자리 취업자 수는 30만1000명이 증가해 198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단기 일자리 수가 36시간 이상 일자리 수(10만5000개)보다 증가 폭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고용 호조세는 사실상 정부의 단기 일자리 사업이 견인했다는 진단이 가능하다. 더구나 정부가 추진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 대부분이 단시간ㆍ단기 계약직으로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이 짧은 만큼 임금도 많지 않아 고용의 질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반면 경제활동의 주축이라고 볼 수 있는 40대 및 제조업 고용시장은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업별로 연간 취업자 수를 살펴보면 정부 일자리 사업과 관련 깊은 보건업및사회복지서비스업의 경우 16만7000명으로 취업자 수가 가장 많이 늘었고 숙박및음식점업(6만1000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6만명) 등에서 취업자가 증가했다. 그러나 안정적인 정규직이 상대적으로 많은 제조업에서는 지난해에만 8만1000개, 도매및소매업과 금융및보험업에서는 각각 6만개와 4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 폭은 2014년(15만2000명) 이후 최대치로,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2016년 이후 4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40대 일자리 감소 28년 만에 최대= 제조업 침체 여파는 40대 일자리에 직격탄을 날렸다. '한창 일할 나이'인 40대의 일자리는 지난해 16만2000개나 줄었다. 1991년 이후 28년 만에 취업자 수가 가장 많이 줄었을 뿐 아니라 49개월 연속 감소세다. 40대와 함께 경제활동의 허리로 구분되는 30대 취업자 수도 지난해보다 5만3000명 뒷걸음질 쳤다.


이 밖에 비임금근로자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고용의 질 개선'의 근거로 삼아온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연간 기준 11만4000명 감소했고, 혼자 사업장을 운영하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8만1000명 증가했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에 주목해 오는 3월 제조업 40대 일자리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16만2000명이 감소한 40대 취업자 수와 관련해 "퇴직ㆍ구직자에 대한 전수조사에 준하는 분석을 토대로 맞춤형 종합대책을 3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지난해 고용 지표가 회복되면서 기저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의 영향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같은 고용 호조세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올해의 고용 지표를 설명할 때 기저효과를 언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2018년부터 감소한 상황도 함께 봐야 한다"며 "다만 올해도 정부가 일자리 사업에 대한 의지가 있다는 점은 고용 지표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의 지표 호조는 환영하기 어렵다면서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김동원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큰 60대 이상 일자리는 정권이 바뀌면 사라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재화나 서비스 생산 측면에서 실질적인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하기 어렵다"면서 "반대로 경제와 가계 상황의 바로미터인 40대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이어 "근본적으로 일자리는 기업(민간)이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면서 "고용 등에 대한 기업의 투자 의욕을 북돋아줄 정부 정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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