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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비례'와 '정당'의 의미

최종수정 2020.01.15 14:57 기사입력 2020.01.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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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13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비례당 정당 명칭 허용 여부를 논의하는 전체위원회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과천=강진형 기자aymsdream@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13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비례당 정당 명칭 허용 여부를 논의하는 전체위원회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과천=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한 쪽의 양이나 수가 증가하는 만큼 그와 관련 있는 다른 쪽의 양이나 수도 증가함'. '비례'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두고 "정당의 정책과 정치적 신념 등 어떠한 가치를 내포하는 단어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선관위가 언어학적 판단까지 하게 된 것은 '비례'가 이번 총선의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역구 의석 수가 비례에 비해 훨씬 많고, 1위를 한 후보만 당선되다보니 '사표', 즉 대표자 결정에서 소외되는 표가 대거 발생해 왔다. 또 정당 지지율은 높은데 의석 수는 그에 따르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다. 국회를 천신만고 끝에 통과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 배경이다.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처럼 지역구에서 대거 당선자를 낼 수 있는 거대 정당들의 경우 정당 득표율이 높아도 극히 일부만 비례 의석 수를 가져갈 수 있다. 다른 군소 정당들의 정당 득표율을 어느정도 보장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새 선거제의 골자다.


그래서 아예 한국당이 비례 위성정당을 별도로 만들어 표를 몰아 오겠다고 내놓은 것이 '비례자유한국당'. 선관위의 논리는 간명하다. 가치를 품지 않은 단어를 특정 정당의 목적만을 위해 쓰지 말라는 것이다. "지역구 후보를 추천한 정당과 동일한 정당으로 인식할 수 있는 이른바 후광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후광효과'야말로 한국당이 공공연히 내세워 온 전략인데, 이를 선관위가 정면으로 치받은 격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꼼수엔 묘수를 써야 한다는 옛말이 있다"며 비례 위성정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적어도 선관위 판단으로는 이 역시 '꼼수'였다.


'정당이라 함은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 정당법에 명시된 '정당'의 의미다. 선관위의 '비례' 명칭 사용 불허 결정에 대한 여론은 찬성이 절반을 넘는다. '수단'을 위한 창당은 곤란하다는 민심으로 읽힌다. 정당은 가치를 지향하는 조직이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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