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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휴전 공식화…농산물 구매·2단계 협상은 '온도차'

최종수정 2019.12.14 10:34 기사입력 2019.12.14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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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내년 1월 워싱턴DC서 공식 서명"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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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이뤘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주요2개국(G2)의 무역전쟁은 일단 휴전 모드로 들어서게 됐다. 지난해 7월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후 약 1년6개월 만, 그리고 지난 10월11일 트럼프 대통령이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힌 지 약 9주 만이다. 다만 합의 사실 자체엔 한목소리를 냈지만, 세부 내용에서는 미묘하게 엇갈린 기류가 감지됐다.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 파라과이 대통령과 회담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사실을 재확인했다. 그는 "조금 전 중국과의 합의를 승인했다. 나로선 복잡하지 않았다"라며 "이 건 경이로운 합의"라고 말했다.

이어 "2500억달러(약 293조원)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25% 관세가 대체로 유지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 것들을 2단계 합의를 위한 미래 협상에 활용하겠다"고 전했다. 또 "그들(중국)은 이(협상)를 즉각 시작하길 원하는데 나는 괜찮다"며 "우리는 선거 이후까지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들은 이보다 빨리 시작하길 원했다. 따라서 우리는 협상을 곧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서도 합의 사실을 밝히고, 2500억달러 규모 제품에 대한 25% 관세는 유지하되, 15% 관세가 적용되던 12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는 7.5% 관세만 부과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오는 15일 부과할 예정이던 추가 관세는 취소한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도 앞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를 공식 발표했다. 중국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합의안을 승인했다는 보도가 나온 후에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가, 심야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발언을 내놓았다. 다만 2단계 무역 협상에 관해서는 "1단계 합의가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1단계 합의 이행을 먼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양국의 공식 발표 내용이 미묘하게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미·중이 일시적인 휴전에 들어갔을 뿐 완전한 종전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美中, 무역휴전 공식화…농산물 구매·2단계 협상은 '온도차'


◆15일 추가관세 전격 취소= 합의의 핵심은 오는 15일 추가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16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할 예정이었던 관세를 취소한다는 내용으로, 이는 이미 예상됐던 것이기도 하다. 일단 '관세 전쟁'이 모든 분야로 확대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부담을 가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된 것이다. 소비자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제품들까지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도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다만 중국이 막판까지 요구했던 기존 관세 인하는 일부만 적용된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수입품 2500억달러어치에 25%, 1200억달러어치에 15% 관세를 각각 부과한 바 있다. 이 가운데 25% 관세가 유지되고, 15% 관세는 7.5%로 인하되는 것이다. 기존 관세들이 상당 부분 유지되는 것이어서 시장의 눈높이엔 크게 못 미치지만, 일단 기존 관세를 하향조정하는 물꼬를 텄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미국으로서는 '관세 지렛대'를 활용해 중국으로부터 농산물, 지식재산권(IP), 기술이전, 환율 등에서 원칙적인 성과를 얻어낸 것으로 보인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성명에서 "지식재산권, 기술이전, 농산물, 금융서비스, 통화·환율 등에서 중국의 경제·무역구조를 개혁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중국 관계 부처도 심야 기자회견에서 IP, 기술이전, 식품 및 농산물, 금융 서비스, 환율 및 투명성, 무역 확대, 쌍방의 (합의 이행) 평가 및 분쟁 해결 등이 합의문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발표된 무역합의 목차만 놓고 보면 그동안 미국이 요구했던 거의 모든 분야가 망라된 셈이다.


美中, 무역휴전 공식화…농산물 구매·2단계 협상은 '온도차'


◆농산물 구매·2단계 협상 '온도차'= 다만 변수는 여전하다. 세부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미·중의 입장은 곳곳에서 엇갈린다. 당장 트럼프 행정부가 초점을 맞췄던 '미국산 농산물'과 관련, 중국 측은 수치 언급을 꺼리는 표정이다. 세부적인 구매 계획에 대해선 "추후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농산물 구매 액수를 공식화하는 부분은 양국이 막판까지 협상에 난항을 겪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미국 측은 구체적 숫자를 합의안에 포함시켰다며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이날 취재진에게 "중국이 향후 2년에 걸쳐 32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 시작되기 전인 2017년에 중국이 2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농산물을 구매했는데, 이에 더해 중국이 연간 160억달러씩, 향후 2년간 총 320억달러의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 구매를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는 미국이 목표한 500억달러를 넘기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역시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중국의 농산물 구매 규모와 관련해 '500억달러'라는 숫자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표밭이 주로 중서부 농업지대(팜벨트)에 위치해 있는 만큼,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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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문 서명 일정도 명확하지는 않은 분위기다.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내년 1월 첫째 주께 합의문 서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서명식은 1월 첫째주 워싱턴DC에서 장관급 차원에서 이뤄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날 논의가 아침까지 이어졌다"며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전했다. 중국도 현지시각으로 13일 밤 11시(미 동부시간 오전 10시) 관계당국 공동회견을 개최해 1단계 협상 타결을 공식 발표했는데, 이는 예고했던 회견 시간에서 30분 늦춘 것으로 막판까지 합의에 난항을 빚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중국은 서명식에 대해선 "향후 내부 법률 평가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정식 서명을 위한 일정을 잡는 추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중국은 "2단계 협상은 1단계 합의 실행 상황을 보면서 결정돼야 한다"며 "현재 시급한 것은 합의 서명이 이뤄지도록 하고 잘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내년에 시작되는 소위 '2단계 합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2단계 무역협상에서 양측이 ▲중국 정부의 대규모 기업 보조금 ▲해외 기업들의 중국으로의 기밀유출 등에 대해 다룰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이 1단계 합의에 명시한 대규모 농산물 수입을 절차대로 진행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 관세 전면전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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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불확실성에 숨통 트여=미국과 중국이 사실상 1단계 무역합의를 이끌어내면서 세계경제를 짓누르던 불확실성에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됐다. 각국 중앙은행과 투자은행(IB)들이 미ㆍ중 무역전쟁을 '2020년 최대 불확실성'으로 꼽았던 만큼 경제가 최악 양상으로 흐르진 않을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블룸버그통신은 톰 오르릭 경제연구원을 인용해 "지난해 5월 수준으로 관세를 되돌리고 미ㆍ중간 무역전쟁이 휴전 상태로 들어간다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0.6%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양국의 무역협상은 내년 성장궤도를 결정하는 핵심요소"라며 당분간 불확실성은 사라진 것으로 평가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무역마찰이 세계 경제에 가장 큰 타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앞서 무역마찰로 인한 누적 손실이 2020년까지 7000억달러(약 838조원)에 이를 것이며, 이는 전세계 GDP의 0.8%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15일 부과될 예정이었던 추가 관세는 미국 경제에도 타격이다. 관세가 시행되면 아이폰 가격은 대당 150달러 오르고, 미국 내 판매량이 35%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이날 합의로 관세 부과가 철회되면서 미 경제도 성장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내년까지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는데, 이 역시 무역전쟁이나 해외 충격을 덜 우려한다는 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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