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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조작'에 '가혹행위' 화성 8차사건…불거진 警·檢 책임론

최종수정 2019.12.13 11:36 기사입력 2019.12.1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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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8차 사건 국과수 감정 결과 조작 정황 확인
前 경찰 수사관 "윤씨에 가혹행위" 진술도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도 파장 예상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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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진범 논란'을 빚은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당시 증거로 쓰인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 결과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찰을 비롯해 지휘권을 행사한 검찰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최초 범인으로 지목돼 옥살이까지 했던 윤모씨를 상대로 경찰이 가혹행위를 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새로 나왔다.


1988년 당시 검찰과 경찰이 윤씨를 8차 사건의 범인으로 특정한 결정적 증거인 국과수 감정 결과가 조작인 것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경찰이 증거 조작에 가담했다면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경찰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 입장에선 경찰 수사의 신뢰도를 의심하게 할 결정적 한 방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시 이 사건을 맡아 수사를 지휘하고 윤씨에 대해 기소를 결정한 건 검찰이기 때문에 검찰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필요할 경우 경찰뿐 아니라 당시 수사라인에 있던 검찰에 대한 소환 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을 직접 수사하는 수원지검 형사6부(전준철 부장검사)는 최근 8차 사건 당시 수사관이던 장모 형사 등 3명을 소환해 조사했다고 한다. 장 형사 등은 검찰 조사에서 윤씨가 잠을 자지 못하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사실에 대해 일부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러나 소환 조사를 받은 경찰관들의 가혹행위와 조작 혐의 등은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공소시효가 완성된 탓에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향후 수사는 사건 조작에 관련된 범죄 혐의를 확인하는 것보다 윤씨가 청구한 재심의 실현 여부를 판단하는 차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관련자들의 조사를 마무리하는대로 연내에 재심 관련 의견을 법원에 전달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검찰이 이 사건을 직접 조사하는 것이 최근 불거진 검경 갈등 사례의 연장선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휴대전화를 둘러싸고 검찰과 경찰이 마찰을 빚은 것을 비롯해 주요 사안들을 놓고 번번히 충돌해온 양측이 이번에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 "전혀 관계없다"고 일축했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으로부터 재심 의견 제시 요청을 받은 상황에서 재심청구인 측이 이 같은 의견서를 제출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직접 조사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검찰은 법원이 검찰에 재심 개시 여부에 대한 의견 제시를 요청함에 따라 과거 경찰의 수사기록 등을 검토했고, 이 과정에서 증거가 조작된 정황을 포착했다. 당시 국과수와 경찰이 증거로 쓰인 윤씨의 체모 분석 결과와 비슷한 체모를 범인의 것으로 조작한 것으로 의심하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수개월간 이뤄진 경찰 수사에선 드러나지 않았었다.

'증거 조작'에 '가혹행위' 화성 8차사건…불거진 警·檢 책임론

화성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박모(당시 13세) 양의 집에서 박 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범인으로 지목된 윤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해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2심과 3심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 씨는 이춘재의 자백 이후 박준영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지난달 13일 수원지법에 정식으로 재심을 청구했다. 수원지법 제12형사부(김병찬 부장판사)가 이 사건을 맡아 진행 중이다.


이춘재는 화성사건 이후인 1994년 1월 충북 청주 자택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해오다가 지난 9월 화성사건의 증거물에서 나온 DNA와 일치한다는 판정이 나온 뒤 경찰의 수사를 받아왔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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