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포장 용기 바꿔라' 자원재활용법에 날벼락…中企 화장품 소외

최종수정 2019.12.06 10:39 기사입력 2019.12.06 10:39

댓글쓰기

25일 자원재활용법 시행 앞두고 업계 혼란
환경부, 정책 홍보 책임 협회들에 떠넘겨
중소업체, "시행 여부조차 몰랐다"
대기업은 발빠른 대응

'포장 용기 바꿔라' 자원재활용법에 날벼락…中企 화장품 소외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화장품에서 포장 용기가 얼마나 중요한데 정부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조차 고지가 안됐습니다. 계도 기간이 있다지만 중소 기업 대부분은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달 25일 '자원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개정안 시행이 다가온 가운데 인력·정보가 부족한 중소·중견 화장품 기업을 중심으로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특히 주관 부처인 환경부가 정책 홍보 책임을 사단법인인 협회들에 떠넘기면서 정보 누락이 심각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6일 중소 화장품 업체 A사의 구매팀 관계자는 "화장품협회발로 안내 메일 1회 발송 받은 것 외에 따로 환경부에서 직접 안내받은 내용은 아무 것도 없다"며 "이렇게 중요한 사안을 두고 관계 부처가 제대로 홍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B기업 상품기획팀 관계자도 "지난 8월부터 법 개정에 따른 가이드라인 제정한다더니 아직도 나오지 않았다"며 "이달 초에 나온다고 하지만 전반적인 행정 처리가 미흡한 상황"이라고 일침했다.


C기업 마케팅팀 관계자는 "9개월의 계도기간을 준다고는 하지만 대형 기업이 아닌 중소기업들은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며 "용기의 중요성이 식품이나 생활용품보다 큰 곳이 화장품 업계인데 제품 표면에 '재활용 어려움'이라는 표시를 본 소비자들이 어떤 반감을 가지게 될 지 바로 상상이 된다"고 토로했다.


환경부는 지난 해 12월말 자원재활용법 개정 이후 대한화장품협회,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등을 통해 화장품업계에 자원재활용법 개정안 관련 정책을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설명회는 약 4차례에 불과했고 협회들은 안내 메일 등을 통해 정책 변경 내용만 회원사에 안내하고 있다.

개정안의 골자는 업계 규제를 강화해 환경보호에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종이팩ㆍ유리병ㆍ철캔ㆍ알루미늄캔ㆍ페트병 등 9개 포장재를 재활용 용이성에 따라 3등급으로 분류하던 현행 기준을 세분화해 ▲최우수 ▲우수 ▲보통 ▲어려움 등으로 나눴다. 어려움 등급을 받을 경우 최대 30%의 환경부담금을 부과하고 화장품 용기에 '재활용 어려움'을 명시해야 한다. 9개월의 계도기간이 종료되는 내년 9월24일 이후부터는 환경공단으로부터 포장재 재질과 구조 확인을 받지 않은 제품을 출시한 업체는 과태료 제재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 홍보를 맡은 대한화장품협회에 가입된 화장품업체 수가 230여곳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는 2018년 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화장품 책임판매업체수(1만2673곳)의 1.8%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협회 활동만으로는 법 개정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것이 화장품 업계의 반응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현장 온도 차도 크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등 대형 기업들은 충분한 인력과 정보력을 바탕으로 정부의 환경보호 정책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6개여월 전부터 안내를 받아 제조라인을 증설하거나 포장재 변경 등 대비책을 마련해왔다. 설명회 역시 꾸준히 참여하며 정부의 정책 방향을 따라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소 기업들은 아예 개정안 시행 여부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개정안 시행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자원재활용법 하위법령이 확정되지 않은 점도 현장서 혼선을 빚게 하는 요인이다. 가령 금속 재질 스프링이 포함되는 펌핑 호스의 경우 대체제가 없다는 비판을 반영해 재활용 등급 '어려움'에서 '보통'으로 규제가 완화될 예정이다. 환경부는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반영해 '포장재질구조평가 의무화 제도 설명회' 서울지역 설명회를 오는 10일 추가로 개최할 예정이다.


주무 부처인 환경부 자원재활용과 관계자는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환경부 미디어협력팀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며 직접 관련 부서에 문의해보라"는 답변만 내놓았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