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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是是非非] 본질은 '검사와 고래고기'?

최종수정 2019.12.04 09:35 기사입력 2019.12.0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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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완주 부장] 청와대의 '하명 수사'로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흐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정의하면서 국정조사와 특검을 연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여권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방어벽을 치는데 급급하고 있다.


하명 수사 여파가 확산되자 결국 여권은 검찰을 향해 칼을 꺼내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강압수사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법무부가 특별감찰에 나설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대놓고 검찰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셈이다.


경찰은 검찰의 휴대전화 압수수색에 대해 이례적으로 반발했다. 검찰이 경찰을 불신하고 있다는 시각에서다. 포렌식 검증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검찰에 요청하기도 했다. 검찰은 경찰과의 휴대전화 정보 공유에 대해서는 일단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여권과 검찰, 경찰이 얽혀 서로를 불신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묵묵히 본연의 업무에 충실했던 수사관의 고귀한 목숨만 희생양이 됐다. 과연 문제의 본질은 무엇일까. 관련 의혹들이 난무하는 이 시점에서 사건의 본질을 되짚어 볼 필요는 없을까.


검경 갈등의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울산 고래고기 사건'이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왜 울산까지 출장을 가야 했는지 의혹을 풀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하다.

사건의 발단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 해 5월 울산경찰은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밍크고래 불법포획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시가 40억 원 가량의 밍크고래 27t도 압수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울산지검으로 넘어가면서 사달이 벌어진다. 해양환경단체인 '핫핑크돌핀스'가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이 압수한 밍크고래 고기 중 21t을 업자에게 돌려줬다"고 폭로한 것이다. 검찰이 경찰의 반대를 무릅쓰고도 감행한 증거물 반환조치였다.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결국 검찰도 뒤늦게 문제점을 파악해 1년이 지나서야 고래고기 회수에 나섰지만 '사후약방문'에 그쳤다.


경찰은 검찰 출신의 사건 변호사를 배후 인물로 지목해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했다. 그 와중에 담당 검사는 돌연 해외연수를 떠나버리면서 사건은 흐지부지 됐다.


이 때 울산경찰청장이 하명 수사 의혹의 중심에 선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다. 경찰 내 '수사권 독립파'로 알려진 황 청장의 존재 때문에 이 사건은 검경 수사권 갈등을 상징하는 관심사로 꼽혔다.


그래서일까. 지난해 MBC PD수첩에서도 '검사와 고래고기'편을 통해 이 사건을 심층적으로 다룬 바 있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울산까지 내려간 의혹에는 이 같은 정황이 녹여져 있다.


고인이 된 수사관도 어쩌면 해묵은 검경 갈등의 희생자일 가능성이 크다. 몸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있지만 검찰 수사관이라는 신분 때문에 더욱 큰 압박감에 시달렸을 것이다. 검경 갈등이 결과적으로 민정수석실과 검찰, 더 나아가서는 정권과 검찰의 대결국면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이번 하명 수사 의혹은 청와대 내부에서 인위적인 첩보가 작성돼 선거에 개입했는지가 관건이다. 이는 검찰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할 일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하명 수사 의혹이 검경 갈등으로부터 파생된 사건이라는 점은 찝찝한 대목이다. 고래고기 사건의 본질이 검찰과 지방 토호세력과의 유착, 전관예우 등의 의혹으로 제기된 바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검찰이 스스로 내부 조직을 향해 칼을 돌려야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과연 검찰이 그 부분까지 감내하고 진실규명에 나설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는 의미다.


첨예한 검경 갈등, 검찰개혁을 지상과제로 삼은 정권과 검찰의 대결 양상은 애꿎은 공직자 혼자 감당할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정완주 부장 wjch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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