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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이 포르노에?" 딥페이크 포르노, 막을 수 없나

최종수정 2019.12.03 11:33 기사입력 2019.12.0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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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기술로 포르노 영상에 얼굴 합성
이틀이면 합성 제작…일부 돈 받고 판매도
딥페이크 포르노 처벌 규정 없어 문제

한국 여자 아이돌의 얼굴을 합성해 포르노 영상을 만든 한 사이트.사진=해당 사이트 캡처

한국 여자 아이돌의 얼굴을 합성해 포르노 영상을 만든 한 사이트.사진=해당 사이트 캡처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타인의 얼굴이 담긴 영상을 편집해 포르노 영상에 합성하는 이른바 '딥페이크 포르노'가 전 세계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 걸그룹 일부도 딥페이크 합성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일반인 여성의 얼굴도 포르노 영상에 합성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신속한 법 개정을 통해 딥페이크 포르노 범죄를 막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의 사이버 보안연구 회사 딥트레이스(Deeptrace)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 '더 스테이트 오브 딥페이크스'(The State of Deepfakes)에 따르면 전 세계 '딥페이크' 영상은 14,678개로, 포르노 영상은 96%를 차지했다.


이 중 한국 여성 연예인들의 얼굴을 합성한 영상은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미국(41%) 다음으로 많은 셈이다.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포르노 영상은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딥트레이스에 따르면 여성의 얼굴을 다양한 각도에서 담은 사진 250장만 있으면 48시간 안에 딥페이크 포르노를 제작할 수 있다.

이렇게 제작된 영상은 3달러(약 3580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여자 아이돌의 얼굴을 합성해 포르노 영상을 만든 한 사이트.사진=해당 사이트 캡처

한국 여자 아이돌의 얼굴을 합성해 포르노 영상을 만든 한 사이트.사진=해당 사이트 캡처



최근 뉴스를 통해 딥페이크 포르노 영상 문제를 접했다는 20대 후반 여성 직장인 A 씨는 "한마디로 소름이 돋았다. 이젠 성관계 영상 유포나 몰카 뿐만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아예 누구든지 음란 영상에 등장인물로 만들 수 있다는 것 아닌가"라면서 "이런 영상은 만든 사람, 유포자, 방관한 사람 모두 강력히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30대 후반 남성 직장인 B 씨는 "우리나라는 특히 SNS 메신저 등을 통해 영상 유포가 너무 빠르게 또 은밀하게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미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포르노 영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 입장에서 굉장히 불안해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딥페이크 기술을 통한 프로노 영상의 무차별 확산을 제대로 막을 수 있는 법규가 없다는 데 있다.


우리나라는 헤어진 연인에게 복수하는 '디지털 성범죄'(리벤지 포르노)관련 법규가 있지만, 딥페이크 영상 처벌 법규는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 우리와 상황이 다르다. 딥페이크 포르노 영상에 대한 여성들의 불안감과 피해 규모를 고려해 빠르게 법을 개정했다.


미국의 버지니아주는 지난 7월 성관계 장면이 담긴 동영상 등 피해자 동의 없이 유포하는 리벤지 포르노를 범죄로 규정한 법에 '조작된 사진 또는 영상'까지 확대했다.


또 캘리포니아주는 동의 없이 만들어진 딥페이크 포르노를 제작하거나 유통하는 자에게 최대 15만 달러(약 1억 7925만원)의 손해배상을 하게 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전문가는 신속한 법 개정을 촉구했다. 김유향 국회 입법조사처 과학방송통신팀장은 "딥페이크 포르노는 전 세계적으로 문제이기 때문에, 미국 등 다른나라에서 법 개정을 통한 처벌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디지털 성범죄 처벌 규정에 딥페이크 포르노 처벌 조항을 만드는 등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 연예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포르노 제작도 충분히 가능하다"라면서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인터넷 환경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잘 구축돼 있기 때문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신속한 법 개정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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