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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이어 남미와도 무역전쟁 포문 열었다 (종합)

최종수정 2019.12.03 09:41 기사입력 2019.12.0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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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브라질·아르헨티나 철강·알루미늄관세 즉시부활"
통화 평가절하를 이유로 들어…Fed 통화정책도 또 비난
미 경제전문가들 "남미 국가들 통화가치 하락은 경제·정치불안 때문"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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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이어 남미를 향해서도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통화 평가절하'를 이유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즉각 관세 부과를 재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대한 관세 부활 조치를 깜짝 발표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자국 통화에 대한 막대한 평가 절하를 주도하고 있다. 이는 우리 농부들에게 좋지 않다"고 적었다. 이어 "그러므로 나는 이들 국가에서 미국으로 운송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복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조치가 즉시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들며 미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뒤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의 핵심 제조업을 부흥시키기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 다만 미 정부는 지난해 8월30일 한국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 대해선 철강ㆍ알루미늄 쿼터와 관련, 미국 산업의 상황에 따라 선별적 면제를 허용키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른 트윗을 통해서도 "2018년 3월1일 관세발표 이후 미국 시장은 21%나 증가했다. 미국은 막대한 금액의 돈을 챙기고 있고, 그중 일부는 중국의 표적이 된 우리 농민들에게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중 관세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자화자찬하며 남미 국가들에 대한 관세를 정당화한 것이다.


◆대선 앞두고 지지층 다지기 전략…美Fed 금리인하도 동시에 압박=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폭탄' 투하 범위를 남미 국가들로까지 넓힌 것은,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와 팜벨트(중서부 농업지대)의 표심을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스트벨트는 미국의 자동차 산업 중심지인 디트로이트, 철강 산업의 메카 피츠버그, 그 외 필라델피아·볼티모어·멤피스 등지를 말한다. 100여년간 미국의 제조업을 이끌었지만, 최근 높은 인건비와 자동차 판매 부진 등의 영향으로 쇠락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산 철강에 관세를 부과해 미국산 철강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려 하는 것이다. 이날 관세는 미네소타, 아이오와, 미주리주 등 팜벨트를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이어지면서 미국산 대두에 대한 중국의 고율 관세가 부과되자, 아르헨티나 등 대두를 중국에 수출하는 남미 국가들이 반사이익을 입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대두를 중국에 수출하며 남미 국가들이 반사이익을 누리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졌고, 그러면서 남미 국가들의 최근 통화가치 하락을 관세 부과의 이유로 든 것이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통화가치를 평가절하하고 있다고 주장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해 또다시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그는 트윗에서 Fed를 겨냥해 "많은 나라가 더는 그들의 통화를 평가절하함으로써 우리의 강한 달러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는 "강한 달러는 우리 제조업자와 농민들이 상품을 공정하게 수출하는 걸 매우 어렵게 만든다. 금리를 더 낮추고 (통화정책을) 완화하라. Fed!"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Fed는 금리를 낮춰 미국을 더 경쟁력있게 만들고, 제조업도 부흥시켜야 한다"며 "미 제조업이 부진한 것은 Fed가 초래한 말도 안되는 통화정책 때문"이라며 강달러를 초래한 Fed를 비난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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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 "트럼프 억지주장…남미 통화약세는 정치·경제적 불안 때문"=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억지 주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선 미국의 철강산업이 부진한 이유는 미국의 제조업 자체가 경쟁력을 잃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이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11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1을 기록, 제조업 경기가 4개월째 위축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남미 대두가 뜬 것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초래한 미·중 무역전쟁이 초래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부과의 이유로 든 남미 국가들의 통화가치 약세도 정부 주도의 '통화가치 절하'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브라질 헤알화는 올해 들어 달러대비 10%가량 추락했고, 지난달 말 최저치를 경신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연초부터 40% 하락했다. 그러나 이들의 통화가치가 하락한 것은 남미 국가들의 경제 부진과 정치적 불안이 원인이라는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환율전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칼럼에서 "통화가치가 한 국가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지만, 브라질의 경우 경제가 부진했기 때문에 통화가치도 떨어진 것"이라며 "아르헨티나 역시 최근 지하철 요금 인상 등으로 촉발된 시위가 통화가치 약세를 촉발한 것이며, 아르헨티나가 의도적으로 통화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주장도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미 재무부가 환율조작국 지정을 할 때에도 남미 국가들에 대해선 언급하지도 않았고, 경제학자들이 남미 국가들의 통화가치 조작을 분석한 적도 없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부과의 이유로 든 것은 매우 놀랍다"고 지적했다.


◆WP "트럼프, 적보다 친구를 더 나쁘게 대해"…브라질·아르헨 당황=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당황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미국과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후 아르헨티나 철강업체들 알루아르 등의 주가는 10% 이상 빠지며 충격을 받았다.


단테 시카 아르헨티나 생산노동부 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며 미 관리들과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외교부도 미 국무부와 협상을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시카 장관은 아르헨티나 정부 관리들이 이날 오전 미국의 관세 부과 조처에 어떻게 대처할지 논의했으며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과 접촉해 좀 더 세부적인 사항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발표와 관련해) 더 정확한 내용과 이 조치가 상업적으로나 행정적으로 끼칠 영향을 파악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아직 (이 조치의) 영향력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조치가 보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애써 표정관리를 했다. 이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 채널이 항상 열려 있다면서 "필요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부과 재개 결정에 관해 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적들보다 친구를 더 부정적으로 대우한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는 칼럼에서 '남미의 트럼프'로 불렸던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방 먹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친분을 과시했지만, 관세에 대해서는 미리 정보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날 남미 국가들에게 관세를 부과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성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이라며 "동료든, 파트너든 괴롭히면서 사업을 했던 것이 이전에 통했을지는 모르지만 대통령으로서는 국가를 매우 혼란스럽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날 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 런던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향한 가운데, 28개의 동맹국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인 행보 때문에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동맹국들도 (아르헨티나, 브라질처럼) 비슷한 운명을 겪게 될 지 궁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표밭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로 인해 오히려 미국 기업들의 재조업 재투자를 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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