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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경영] 힘의 상징 '여포'는 왜 몰락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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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국 드라마 '삼국' 장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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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축구나 야구같은 스포츠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왕성하게 활약하는 선수를 두고 '리그 여포', 홈경기에 강한 선수는 '안방 여포'나 '방구석 여포'라 부른다. 여기서 여포란 힘의 상징으로 경기를 홀로 좌우할 정도로 맹활약을 벌이는 선수를 뜻한다.


오늘날에도 힘의 상징으로 불리는 이 여포는 중국 후한(後漢)시대의 군벌인 '여포(呂布)'라는 장수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소설 삼국지에서 유비, 관우, 장비 세 사람과 동시에 맞붙어 싸우며 적토마라는 하루에 천리를 가는 명마를 몰고 천하를 호령했다는 장수다. 중국에서 여전히 '인중여포 마중적토(人中呂布 馬中赤?)', 즉 사람 중에는 여포가, 말 중에는 적토마가 최고라는 말이 남아있을 정도다.

실제 역사 속 여포 또한 전쟁터에서 날아다닌다는 '비장(飛將)'이라 불리며 국지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막강한 장수로 등장한다. 특히 상대의 작은 약점이나 틈새를 파고들어 일거에 국면을 전환, 단번에 전세를 역전하는 능력이 탁월했던 장수로 등장한다. 그가 이끄는 기병대를 전면전에서 이긴 군대는 없었으며, 삼국지의 주인공인 조조와 유비, 두 군웅 역시 멸망직전까지 몰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당대 모든 군벌의 공공의 적이 돼 사방이 포위됐고, 끝내 조조군에 패망하고 만다. 아무리 강군이라도 군을 유지하려면 내실을 기하며 군량부터 모아야 했지만, 그는 늘 강력한 군세부터 앞세워 약탈에만 의존하려 들었다. 여포군은 1년치 군량계획조차 세울 수 없을 정도로 경제 근간이 없었고, 그러다보니 주변 세력을 계속 약탈해야만했다. 유비, 조조, 원소, 손책, 원술 등 주변 모든 세력이 그를 원수로 여기며 공격했던 이유는 이 약탈전 때문이었다.


그동안 숙적인 조조는 둔전제(屯田制)라는 경제개혁을 일궈냈고 끊임없이 물량공세를 펼칠 기반을 마련한다. 조조군과 여포군의 전력차이는 점점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흉년에 가뜩이나 식량이 부족한 겨울철, 대군을 몰고 온 조조군의 포위 속에서 여포군은 한달치 군량조차 장담할 수 없어 참패하고 말았다. 전쟁은 싸움 이전에 결국 먼저 수하들의 '배(腹)'부터 채울 수 있어야 한다는 병법의 기본조차 무시했던 대가는 참혹했던 셈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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