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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타협 국면은 끝났다"…고개 드는 살라미 전술

최종수정 2019.12.02 11:18 기사입력 2019.12.0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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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짦은 임시국회' 검토 등 필리버스터 대응 전략 고민…문희상 국회의장 결단, 다른 야당 협조 등 전제 있어야 가능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1988년부터 정치를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이런 일은 없었다. 상식 이하이다. 어느 누가 이걸 정당이라고 생각을 하겠는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격앙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자유한국당의 무차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겨냥해 "국가기능을 마음대로 하겠다는 쿠데타"라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응하지 않으면 국회 정상운영을 강조하는 야당과 국회를 정상화해 예산안과 처리 가능한 민생법안을 정기국회 내 처리할 것"이라면서 "한국당에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당과의 정치적 '타협 국면'은 지났다는 메시지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한국당이 지난달 29일 모든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신청으로 민생법안 등의 본회의 처리가 무산되자 민주당에서는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이 대표는 "이런 식으로 한다면 199번의 임시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얘기"라며 "국가기관의 기능을 정지시키고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 바로 국회파행"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이 정국 타개 해법으로 검토하는 것은 이른바 '살라미(salami) 전술'이다. 얇게 썰어먹는 이탈리아 소시지에서 나온 말인 살라미는 쟁점 이슈를 세분화해 하나씩 대가를 받아내는 협상 방안이다.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통해 오는 10일까지인 본회 일정을 원천 봉쇄한다면 짧은 임시국회를 여러 차례 열어 선거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유치원 3법 등 쟁점 현안들을 처리하겠다는 의미다.

국회법 제106조의 2에 따르면 필리버스터 도중 해당 회기가 끝나면 다음 회기(임시국회)에 지체 없이 표결처리를 해야 한다. 12~1월 임시국회 회기에 대한 결정은 문희상 국회의장의 판단에 달렸다. 여당이 구상하는 것처럼 임시국회를 짧게 끊어서 여러 차례 연다면 선거제, 공수처, 유치원 3법 등의 국회 처리가 불가능하지는 않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 투쟁천막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 투쟁천막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다만 민주당 단독으로는 본회의 처리가 가능하지 않고 바른미래당 당권파, 민주평화당, 정의당, 가칭 대안신당 등 이른바 '4+1 체제'의 동의와 지원이 있어야 가능한 전술이다. 이는 20대 국회를 제1야당인 한국당을 배제한 채 운영하겠다는 의미로 국회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는 초강경 대응 전략이다. 민주당도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선택인 셈이다.


변수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인 오신환 원내대표가 내놓은 중재안이다. 오 원내대표는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이른바 '민식이법' 등 비쟁점 법안을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런 제안에 긍정적 메시지를 밝히면서도 한국당의 '꼼수' 활용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미 제출돼 있는 199개의 전체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 신청을 정식으로 한국당이 취소하고 같은 법안에 대해 다시는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해야 한다"면서 "한국당이 우리의 건설적 제안마저 필리버스터 수단으로 역이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취소하지 않으면 11월29일처럼 본회의에 상정된 모든 법안이 한국당 의지에 따라 처리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2~3일 여야 원내대표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복잡한 국회 상황을 고려할 때 원만한 타협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한국당은 여당과 문 국회의장이 야당의 필리버스터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의 합법적 투쟁인 필리버스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국회 모습이냐"면서 "민식이법 통과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주고 필리버스터 권한을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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