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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벤처, 미국의 7분의1 "수(數)만 늘려왔나"…산업은행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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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해외에서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이나 데카콘(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 등 거대 기술기업들이 등장하고 있으나, 한국의 벤처 생태계는 여전히 소규모 투자 규모에 머물러 있어 혁신이 필요하다는 국책은행 연구소의 지적이 나왔다.


벤처 펀드 평균 규모가 미국에 비해 7분의1 수준에 불과해, 정부의 벤처 지원 정책이 기업이나 펀드 수(數)만 늘린 것이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국가적 육성도 시급하다고 봤다.

강준영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2일 벤처생태계의 스케일업(scale-up)과 패러다임 변화'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2013년 국내의 건별 벤처 투자 금액은 18억원 수준으로 미국 510만달러(약 56억원) 대비 3분의1 수준이었는데, 지난해는 국내 24억원으로 미국 1400만달러(약 154억원) 대비 6분의1에 불과했다"면서 "미국은 투자의 대형화가 뚜렷한 반면, 국내는 시장 규모 성장에도 불구하고 투자의 대형화와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


개별 벤처펀드 규모를 보더라도 지난해 기준 한국은 평균 321억원이어서 미국 2270억원의 7분의1 수준이다.


강 연구위원은 "수조원 단위로 투자하는 메가 테크펀드 설립 경쟁은 논외로 하더라도 대형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된 미국과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서 "우리나라가 지금껏 집중해 왔던 강력한 벤처 지원 정책이 소규모 투자에 만족하는 벤처기업 및 벤처펀드의 수(數)의 확대로만 이어진 것이 아닌지에 대해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천문학적 자금이 필요한 AI 비즈니스의 본격화에 대비해 기업 성장에 충분한 규모의 자금 공급을 할 수 있는 체계, 즉 투자의 대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펀드 투자 운용 방식에 대한 세밀한 법률적 규제를 지양하고, 미국처럼 꼭 필요한 사항만 담은 네거티브 규제 체계로의 전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 업계의 질적 도약도 필요하다고 봤다. 강 연구위원은 "대형 펀드가 결성되고, 규제가 완화된다고 해서 국내 시장에서 혁신 유니콘, 데카콘이 충분한 자금을 투자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 남는다"면서 "국내 벤처펀드 업계는 100억원 미만 규모의 투자에 익숙하며,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에 익숙한 PEF(사모펀드) 업계는 제조업, 도소매업 등 전통산업의 경영개선 분야에 주력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공통적으로 투자 심사에 회계 이익, 재무 분석을 기반한 밸류에이션에 지나치게 의존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투자속도도 느리다. 반면 투자 분야 전문화가 이루어진 해외 테크펀드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속도감 있게 규모 있는 투자를 하고 있으며,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군(郡)과 같이 투자기업 간 ‘지식 인적자원 공유’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고 했다.


AI에 대한 시급한 육성도 강조했다. 세계적 컨설팅사인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각각 AI 분야 경쟁력 1, 2위인 반면 한국은 10위권 밖이라는 것이다. 강 연구위원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향후 AI를 중심으로 펼쳐질 거대한 신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AI에 대해 아이디어가 넘치는 벤처기업, 즉 중소기업이 담당하는 것이라는 선입견에 빠져 있는 양상"이라며 "올해 말 ‘AI 국가전략’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데, 주요국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AI가 촉발하는 획기적인 변화, 새로운 시장의 창출’ 대응에 있어 중대한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세상은 빠르고도 큰 규모로 바뀌고 있다. 성장에 있어 스스로 한계를 둘 필요는 없다. 당면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 관점에서 ‘속도’, ‘규모’, ‘AI’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과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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