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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독과점, 한국영화는 예외? "동료들 공격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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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머니' 정지영 감독 "법망 피하면 되는 불공정한 시장, 법적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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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영화인들이 오랜만에 작품을 선보여 돈을 잘 벌고 있는데, 그들을 공격하기는 쉽지 않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꼬집던 영화 '블랙머니'의 정지영 감독이 '왜 외화가 개봉할 때만 스크린 독과점을 문제 삼느냐'는 지적에 내놓은 답변이다.


정 감독은 22일 오전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열린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해소를 위한 영화인 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전날 '겨울왕국2'의 스크린 독과점에 쓴소리를 했다. 그는 "'겨울왕국2'는 어린이도, 부모도 좋아하는 영화다. 그런 좋은 영화를 오랫동안 길게 보면 안 되는가. 다른 영화에 피해를 주면서까지 스크린을 독과점하면서 단기간 매출을 올려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겨울왕국2'는 21일 스크린 2343개(1만2998회 상영)에서 225만4041석을 확보해 60만6685명을 동원했다. 전날까지 박스오피스 선두를 달린 '블랙머니'는 6만9730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스크린 수가 전날 1141개(5305회 상영)에서 852개(2799회 상영)로 줄었다. 좌석 또한 97만9362석에서 37만6045석으로 감소했다.


정 감독은 "관객 수가 계속 올라가는 상황에서 하루 만에 이처럼 좌석이 줄어드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손님이 많이 찾는 영화에 스크린을 더 많은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불공정한 시장 원리가 작동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며 "자본주의 시장에서 최대 이익을 내기 위해 법망만 피하면 되는 불공정한 시장을 법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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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을 주최한 반독과점영대위는 지난 4월 '어벤져스:엔드게임'이 개봉했을 때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한국영화의 스크린 독과점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따랐다. 올해 문제가 될 만한 한국영화는 적잖게 있었다. '극한직업'은 개봉 닷새(1월27일)에 스크린 1978개(1만631회 상영)에서 103만3089명을 모았다. '기생충'도 개봉 나흘(6월2일)에 스크린 1948개(9820회 상영)에서 99만4607명을 동원했다.

이와 관련해 정 감독은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봉 감독에게 '기생충'이 전체 스크린의 3분의 1 이상을 넘지 않도록 해주면 한국영화계 모범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더니, 봉 감독이 '제가 배급에 관여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지만, 가급적 50%를 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답장을 보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배장수 반독과점영대위 대변인은 "열흘 남짓한 기간에 1000만명을 넘길 정도로 스크린을 독과점하지 말자는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반독과점영대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영화 다양성 증진과 독과점 해소는 특정 영화의 배급사나 극장의 문제가 아니다. 법과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는 한시라도 빨리 '영화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증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고 실질적인 정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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