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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불처럼 번지는 남미 反정부 시위…콜롬비아 국경도 뚫었다(종합)

최종수정 2019.11.22 11:10 기사입력 2019.11.2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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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학생·교사·원주민 단체 등 경찰 추산 20.7만명 시위 참석
칠레 등 주변국 시위 행보가 기폭제 돼…두케 대통령 퇴진 등 촉구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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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칠레, 에콰도르 등 남미에 번지고 있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 물결이 이번엔 콜롬비아 국경까지 뚫었다. 거리로 뛰쳐 나온 수십만 명의 시위대는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한편, 최저임금 인상ㆍ사회보장제도 확충 등을 촉구했다. 자칫 이웃 국가들처럼 소요사태로 번질 것을 우려한 콜롬비아 정부는 즉각 경찰 병력을 투입하고 국경도 일시 폐쇄한 상태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는 노동조합,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거리 시위가 진행됐다. 이날 시위 규모는 경찰 추산 20만7000명에 달한다. 이들은 정부가 추진해온 각종 보조금 삭감, 노동연금 개혁 등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이반 두케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정부 부패단속, 최저임금 인상, 교육예산 확충, 사회보장제도 확장 등도 요구했다.


거리 시위에 참석한 20대 나탈리아 로드리게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현 정부는 최저임금이 생존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학생은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평화를 위해 행진한다' 등의 플래카드를 든 시위대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번 시위에서는 2018년 8월 출범한 두케 정부에 대한 불만이 총체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남미에서 확산되는 분노의 시위에 콜롬비아가 합류했다"며 "예년과 다른 전국적 시위"라고 평가했다. 콜롬비아는 다른 중남미 국가 대비 양호한 3%대 경제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나 극심한 빈부격차, 높은 실업률, 불안한 치안 등이 고질적 문제점으로 꼽힌다.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 통화가치 급락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진 데다 '경상수지ㆍ재정수지' 쌍둥이 적자 상황에서 정부가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개혁에 나서자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는 평가다.


WSJ는 "시위대의 불만은 두 자릿수 실업률부터 정부가 연금혜택을 축소할 것이라는 우려, 지역 인권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폭력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전했다.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이 평화협정을 체결한 2016년 이후 범죄단체에 의해 살해된 인권운동가는 3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메데인에서 시위에 참가한 다니엘 몬토야는 "정부는 이러한 문제들 중 그 어느 것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들불처럼 번지는 남미 反정부 시위…콜롬비아 국경도 뚫었다(종합)

특히 과거와 달리 이번 시위가 학생, 교사, 농민, 일부 원주민 단체 등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로까지 확대된 데는 칠레, 볼리비아 등 주변국의 행보가 자극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칠레의 시위는 급속히 확대돼 새 헌법 제정의 물꼬를 텄다. 볼리비아 시위는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퇴진으로 이어졌다. WSJ는 "이러한 변화에 자극받은 일부 시위대는 두케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며 칠레, 볼리비아인들과의 연대를 요구하는 시위 참가자의 목소리를 전했다.


지하철 요금 인상(칠레), 선거 부정 의혹(볼리비아) 등 확실한 기폭제가 있었던 이웃 국가들과 달리, 각계각층의 요구가 결합된 시위라는 점도 콜롬비아 시위의 특징이다. 알자지라는 "사실상 두케 대통령에 대한 국민투표"라며 향후 정부의 행보에 따라 이번 시위가 남미 국가들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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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위에서는 경찰이 최루탄을 이용해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국은 오후 7시 이후 통행금지령을 내린 서부 도시 칼리에서 시위대와 충돌한 경찰 1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취임 후 15개월 만에 지지율 26%대까지 추락한 두케 대통령은 "(국가를) 동요시킬 기회로 이번 시위를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정부는 일부 국민들이 이 나라를 갈등국면으로 몰고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시위 소요사태를 막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이번 시위를 앞두고 지난 20일부터 22일 오전까지 국경을 일시 폐쇄했다. 경찰 등 치안병력도 17만명 투입했다. AGP얼라이언스 글로벌 파트너의 오렌 바락은 "중남미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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