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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勞 무기한 파업 돌입, 광역전철·KTX 운행 차질…국토부 "근거 없는 '인력 충원' 검토 불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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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2교대 시행 위한 안전인력 충원, 勞 4600명 vs 社 1800명
손병석 사장 오전 긴급 대국민 사과문 발표…4% 임금인상·STR-KTX 통합 요구는 재량 밖
국토부 "근거 없는 인력 충원 검토 불가"
파업 장기화 땐 운행률 더 떨어질 듯
정부, 비상수송대책 가동

손병석 코레일 사장이 20일 서울 용산구 한국철도공사 서울사옥에서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손 사장은 노사협상의 진행과정과 협의점을 소상히 밝히고 향후 수송대책과 추가 협상 추진 방안 등을 제시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손병석 코레일 사장이 20일 서울 용산구 한국철도공사 서울사옥에서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손 사장은 노사협상의 진행과정과 협의점을 소상히 밝히고 향후 수송대책과 추가 협상 추진 방안 등을 제시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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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전국철도노조가 4조2교대제 전환에 따른 인력충원을 요구하며 20일 오전 9시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철도노조의 총파업은 2016년 9월 이후 3년 만이다. 파업 첫날 KTX의 운행횟수는 평소 대비 68.9%, 화물열차는 31%로 떨어져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손병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사옥에서 긴급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파업으로 인한 국민들의 불편을 줄이고 열차가 안전하게 운행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철도노조는 지난달 72시간 시한부 파업을 벌였고, 이달 15일부터 19일까지는 준법투쟁을 지속해왔다. 손 사장은 "하루 340만여명이 이용하는 공공철도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요구를 저버리지 말아달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파업을 통해 모든 것을 한꺼번에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철도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면서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것"이라며 철도노조의 현장 복귀를 당부했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열차 안전 운행과 국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내부 직원과 군 인력 등 가용 대체인력을 최대한 확보해 대응하고 있지만, KTX와 화물열차 등의 수송차질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행히 파업 첫날 출근 시간 광역전철 운행률을 100%로 유지해 출근대란은 없었지만, 퇴근길부터는 교통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코레일은 앞으로 출근 시간 92.5%, 퇴근 시간 84.2% 수준의 운행률을 유지하면서 전체적으로 광역 전철 운행률을 평시 대비 82.0% 수준으로 내릴 계획이다.


KTX는 평시 대비 68.9% 수준으로 운행된다. 여기에 파업하지 않는 SRT를 포함한다면 고속열차 전체 운행률은 평시 대비 78.5% 수준까지 맞출 수 있을 것이란 게 코레일 예상이다. 일반열차 운행률은 평시의 60% 정도로 떨어진다. 특히 이번 주말 수시 논술고사와 면접 등 대입 일정이 몰려있어 철도를 이용해 상경하려는 지방 수험생들의 불편이 클 전망이다.


물류 수송 피해는 더 크다. 대체 인력이 여객열차 중심으로 투입되면서 화물열차 운행률이 평시의 31%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당분간 수출입 물량과 긴급 화물을 우선 수송할 방침이다.

코레일 노사는 본교섭 결렬 이후에도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지만 요구안 대부분이 코레일의 재량을 벗어나는 탓에 타결 가능성은 낮다. 정부에서 절충안을 찾지 못할 경우 역대 최장기 파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철도노조는 2016년 9월27일부터 총 74일간 역대 최장기 파업을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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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인력 충원 勞 4600명 vs 社 1800명= 이번 파업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4조2교대제 시행을 위한 안전 인력 충원이다. 노조가 4조2교대 전환에 따른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나선 배경엔 지난해 6월 오영식 전 코레일 사장과 맺은 '교대 근무체계 개편을 위한 노사합의서'가 있다.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도 노동자 휴식권 보장을 위해 '2020년 1월1일부터 역무ㆍ차량ㆍ시설ㆍ정비 직렬의 현행 3조2교대제를 4조2교대제로 전환한다'라고 합의했다. 하지만 당시 근무 형태 변화에 따른 증원 규모는 제대로 논의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양측은 4조2교대제 시행에 따라 필연적으로 늘어날 인력 규모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코레일은 지난 7월부터 4조2교대 시범 운영을 한 결과 1800여명을 단계적으로 신규 채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레일은 회계법인에 의뢰한 직무진단 용역 결과를 근거로 "사업소 통합ㆍ운영을 통한 인력 운영 효율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사측의 외주 용역을 거쳐 나온 권고안은 현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4600여명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코레일은 1800명을 증원해도 매년 인건비가 2500억원 이상 늘어나는데 그 규모를 4600명으로 늘릴 경우 재정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인원을 늘려도 당장 매출이 증가한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신규 채용 규모를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손병석 코레일 사장은 "안전 운행을 위한 안전 인력 충원은 꼭 필요하지만 예산과 재정 적자 등도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코레일은 매년 1000억원의 영업 적자를 포함해 3000억원 이상 영업 외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국토부는 코레일이 인력 충원과 관련한 산정 근거, 재원 대책 등 구체적인 내역을 제시하기 전까지 검토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김경욱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 설치된 철도파업 대비 비상수송대책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산정 근거나 재원 대책 없이 증원을 검토할 수는 없다"며 "노조는 4600명의 충원을 요구하고 사측은 1865명을 요구했는데 국토부는 1865명에 대한 근거 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국민에게 부담이 되는 것이면 검토 자체를 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총인건비 정상화 요구도 접점을 찾기 어려운 쟁점이다. 코레일은 총액 인건비 형태로 정부가 책정한 예산 안에서 인건비 통제를 받는 공기업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공공기관 임금 총액 인상률을 전년 대비 1.8%로 정했다. 노조는 이와 관련, "총인건비가 비정상적으로 책정돼 연차 보상이나 정률 수당 등이 지급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수당 정상화와 함께 임금을 4%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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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장기화 가능성, 이용객 불편에 파업 손실 우려= 인력 충원과 인건비 증액은 모두 기재부와 국토부 등 정부 차원에서 결정할 사안이다. 이번 파업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파업 장기화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국토부는 이용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 수송 대책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로 했다. 파업이 한 달을 넘어서면 대체 인력 피로도와 운행 안전 확보 등을 고려해 KTX 운행률이 파업 초기 68.9%에서 필수 유지 업무 수준인 56.7%로 낮아질 전망이다. 파업 시 운용 필수유지인력은 9630명, 대체인력은 4686명 등 총 1만4316명으로 평시 인력 2만3038명의 62.1% 수준에 불과한 탓이다. 코레일은 광역전철, 일반열차 역시 파업 4주 차까지의 열차 운행률 수준을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토부는 우선 국방부를 포함해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 기관과 전국고속버스조합, 전국버스운송사업연합회 등 운송 관련 단체와 함께 비상 상황에 대비할 계획이다. 아울러 코레일 직원과 군 인력 등 동원 가능한 대체 인력을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대에 투입해 열차 운행 횟수를 최대한 확보할 예정이다. 입석을 판매하지 않던 SR도 이날부터 열차 좌석을 구매하지 못한 철도 이용자를 위해 입석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용객 불편에 이어 손실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노조가 파업할 경우 코레일이 추산하는 하루 손실은 약 30억원 수준이다. 철도노조는 이미 지난달 72시간 시한부 파업을 했고, 이달 15일부터 19일까지 준법투쟁을 벌였다. 총파업 기간이 2016년 당시보다 길어질 경우 손실 규모는 최소 수백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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