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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수십년 중재 노력해온 스웨덴에도 "푼수없다"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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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앉을 자리 설 자리 가리라"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밝혀
서울·평양·판문점 대표부 둔 유일나라
北대외문제 고비 때마다 메신저 역할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지난 10월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비핵화 실무협상을 마친 후 북한대사관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을 도출하지 못하고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사진=AP교도연합>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지난 10월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비핵화 실무협상을 마친 후 북한대사관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을 도출하지 못하고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사진=AP교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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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유럽 국가 중 북한과 최초로 수교를 맺었고 북한이 대외관계에서 고비에 처할 때마다 메신저 역할을 자임해왔던 스웨덴을 향해 북한이 "푼수없다"며 이례적으로 막말을 내던졌다. 스웨덴은 최근 북·미협상에서도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드러내왔는데, 이 과정에서 북한의 심기가 크게 불편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19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미국은 더이상 제3국을 내세우면서 조미(북·미)대화에 관심이 있는 듯이 냄새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며 미국을 거듭 압박하는 한편 스웨덴을 향해서도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스웨덴측이 지난 10월초 조미 실무협상장소를 제공하고 편의를 보장해준데 대하여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조미가 서로의 입장을 너무도 명백히 알고있는 실정에서 스웨덴이 더이상 조미 대화문제를 들고다닐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김 대사는 "조미 관계개선에 관심이 있어서 그러는지 아니면 미국의 끈질긴 부탁을 받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당사자인 미국은 잠자코 있는데 스웨덴측이 곁가마끓는 격으로 처신한다면 오히려 푼수없는 행동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지금 조미사이에 협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연락 통로나 그 누구의 중재가 없어서가 아니"라면서 "우리는 스웨덴측이 정세 판단을 바로하고 앉을 자리, 설 자리를 가려볼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제 북·미는 서로의 입장을 잘 알고 있고, 원한다면 직접 소통도 할 수 있는 상황인만큼 스웨덴은 이제 스스로 부과한 중재자 역할에서 물러나라는 주장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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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그동안 스웨덴이 북한과 맺어온 관계, 역사를 고려하면 심각한 결례로 비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스웨덴은 서울과 평양, 판문점 총 3개의 공식 대표부를 둔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다. 스웨덴은 1973년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1975년 서방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평양 주재 외교관을 파견했다.


스웨덴은 지난해 3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초청해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3명의 석방을 조율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의 초석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은 지난해 오토 웜비어 석방 협상의 중재도 스웨덴에 맡겼다. 지난 7월 발생한 호주인 유학생 알렉 시글리 억류 사태에서도 북한과 호주 정부의 다리를 놓으며 물꼬를 튼 나라가 스웨덴이었다.


스웨덴은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도 가장 적극적인 나라 중 하나다. 스웨덴 정부는 북한이 대기근으로 어려움을 겪던 1995년부터 대북 인도주의 지원사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지속해오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스웨덴 정부가 올해 대북 인도주의 지원 예산으로 책정한 금액은 약 380만달러에 달한다.


북한은 스웨덴에 막대한 경제적 빚도 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1974년 스웨덴에서 수입한 볼보(Volvo) 자동차 1000대 값 등 총 27억3200만크로나(약 3800억원)를 43년 넘게 갚지 않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북한은 스웨덴에 볼보의 '볼보 144' 모델 세단 승용차 1000대, 아세아(Asea)그룹이 제작한 선박용 설비 등을 주문했다. 북한 시장 개척에 기대를 걸고 있던 스웨덴 기업들은 주문에 따라 물품을 보내줬지만, 북한은 총 6억크로나(약 830억원) 정도였던 대금을 전혀 지불하지 않았다.


수출보험 계약에 따라 미수금은 스웨덴 무역보험위원회(EKN)로 넘어가 북한의 채무로 남았고, 지연 이자 등이 붙으면서 현재는 27억크로나로 불어난 상태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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