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5 주부들에게 파우치죽 '일상식'으로 인기
할인점 판매 34%로 편의점 제쳐
[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죽의 개념이 변화하고 있다. '비상식', '환자식' 등의 개념으로 1인 가구나 노년층 등에게 인기가 있었던 상품죽은 이제 가정간편식(HMR) 주요 소비층인 3045 주부들에게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소비채널도 편의점에서 할인점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상품죽 판매 경로는 편의점 40%, 개인슈퍼 23%로 비중이 가장 컸으나, 올해 같은 시기 할인점이 34%로 편의점을 제치고 죽 판매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유통 채널이 됐다. GS슈퍼마켓 등 체인슈퍼에서의 죽 판매 비중도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출시된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죽'은 할인점과 체인슈퍼에서는 출시 다음 달인 12월 곧바로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 시장 점유율 50%대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양반죽'으로 죽 시장을 선도해온 동원은 할인점 시장점유율 33%, 체인슈퍼 29.7%로 2위를 기록 중이다.
이같이 상품죽 판매 경로가 변화하고 있는 이유는 죽 시장이 '용기' 위주에서 '파우치'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기 시장은 지난 1월 84억2000만원을 달성한 이후 3월 79억5200만원, 5월 72억4000만원 등으로 점차 축소됐다. 반면 지난해 10월 3억9400만원 규모에 불과했던 파우치시장은 올해 1월 26억700만원으로 규모가 대폭 확대됐고 8월 42억2800만원으로 용기시장의 절반 이상으로 성장했다. 파우치 형태는 용량과 재료 등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어 프리미엄 제품 제조에 유리하다. 파우치 죽의 성장으로 상품죽 유통 채널도 확대됐다. 편의점 위주에서 대형마트, 체인 슈퍼까지 파우치 죽 판매를 늘렸다.
특히 후발주자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 '상온' 파우치죽으로 승부를 던졌다. 용기를 과감히 탈피하되 국내 상온죽시장이 상승세를 보인다는 점에 착안해 냉장죽이 아닌 상온 형태를 선택했다. 파우치죽 시장 내 비비고 죽 점유율은 현재 80% 가량으로, 비비고 죽 출시 전 상품죽 전체 시장의 6%에 불과했던 파우치죽 카테고리 비중은 비비고 죽 활약 덕분에 올해 3분기 기준 36%로 6배 늘어났다.
CJ제일제당은 전문점 메뉴 중심의 파우치죽 라인업 확대를 통해 상온 파우치죽 시장을 더욱 키워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외식 수요까지 감안해 시장에 진출한 만큼, 상품죽과 전문점 죽을 아우르는 연간 5000억원대 죽 전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전문점 메뉴의 비비고 파우치죽 2종을 연내에 추가로 내놓는다. 현재 비비고 죽은 파우치죽 7종, 용기죽 6종, 총 13종이다.
1위 자리를 고수해왔던 동원F&B는 CJ의 추격에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28년 만에 상온 파우치죽 시장에 진출하며 변화를 꾀했다. 동원이 지난 7월 선보인 양반 파우치죽은 '가마솥 전통 방식'으로 만든다. 죽을 미리 끓여놓고 용기에 담는 것이 아니라 쌀과 각종 원재료를 함께 끓여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갓 만들어낸 품질의 죽을 담아낼 수 있어 쌀알이 뭉개지지 않고 식감이 살아있으며, 재료 본연의 깊은 맛을 유지할 수 있다. 양반 파우치죽은 전복죽ㆍ쇠고기죽ㆍ단호박죽ㆍ밤단팥죽 등 4종으로 구성됐다. 오뚜기 역시 최근 프리미엄 간편식 '오즈키친 파우치죽 4종'(전복죽ㆍ영양닭죽ㆍ단호박죽ㆍ동지팥죽)을 출시했다. 오뚜기가 용기죽이 아닌 파우치 형태의 상품죽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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