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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감독+좋은 시나리오+투자 '한국영화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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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국영화 결산…CJ ENM·롯데엔터테인먼트 승승장구 비결은?

뛰어난 감독+좋은 시나리오+투자 '한국영화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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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영화 시장은 CJ ENM과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주도했다. 흥행 수익에서는 CJ ENM의 압승이다. 여섯 편 모두 손익분기점(부가 판권수익 포함)을 돌파했다. 특히 ‘극한직업’은 역대 박스오피스 2위(1626만4944명)까지 올랐다. ‘기생충’은 26위(1008만2824명)다.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도 받았다. 최근에는 북미에서 가장 흥행한 한국영화가 됐다. 롯데엔터테인먼트에는 이 정도로 대박을 친 작품이 없다. 하지만 ‘사자’를 제외한 여섯 편이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사회 트렌드에 맞춰 이야기 폭을 넓혔고 신인 감독도 대거 발굴했다. 영화계는 두 투자ㆍ배급사의 선전이 향후 10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수한 감독 라인업과 좋은 시나리오 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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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급 감독이 경쟁력

투자ㆍ배급사의 경쟁력은 빼어난 감독과 제작진 확보다. CJ ENM은 검증된 감독들과 탄탄한 유대 관계를 유지한다. 아낌 없는 투자로 최적의 제작 환경을 제공한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에 등장하는 박동익(이선균)의 저택, 김기택(송강호)의 반지하 집까지 이상적인 세트로 지을 수 있었다. 장재현 감독은 현지 로케이션으로 ‘사바하’ 분량의 90% 이상을 독창적인 영상을 만들었다.


CJ ENM은 NEW와 호흡을 맞춰온 이병헌 감독도 데려왔다. 이 감독의 특유 말맛과 코미디가 ‘극한직업’에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고, 결과적으로 큰 성과를 올렸다. 과감한 지원의 결과물은 내년에도 쏟아진다. 윤제균 감독의 ‘영웅’, 이용주 감독의 ‘서복’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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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엔터테인먼트는 비슷한 전략으로 지난해 떼돈을 벌었다.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 시리즈 두 편으로 관객 2668만5750명을 동원했다. 올해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청년경찰(2017)’ 연출자인 김주환 감독의 저력을 믿었으나 차기작 ‘사자’가 흥행에 실패했다. 한 작품의 흥행만으로는 감독의 실력을 검증할 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

실력이 충분히 검증된 감독들의 영화는 올해 겨울부터 쏟아진다. 허진호 감독의 ‘천문: 하늘에 묻는다’과 류승완 감독의 ‘탈출: 모가디슈’, 양우석 감독의 ‘정상회담’, 강제규 감독의 ‘1947, 보스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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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의 시나리오를 찾아라


‘극한직업’ 원작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창의인재동반사업에서 발굴됐다. CJ ENM은 발 빠르게 투자를 결정하고 정통 코미디에 주안점을 뒀다. 각색 등 사전 제작부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덕에 마약반 형사 다섯 명에게 고른 비중을 할애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등의 명대사도 탄생시켰다.


CJ ENM은 지식재산권(IP) 확장 차원에서 의미 있는 도전도 감행했다.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나쁜 녀석들’을 영화화했고, ‘신의 한 수(2014)’의 스핀오프(오리지널 영화나 드라마를 바탕으로 새롭게 파생된 작품)인 ‘신의 한 수: 귀수편’에 투자해 배급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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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영화란 원작의 세계관을 이어가거나 확장한다. 그래서 등장인물 소개에 할애하는 시간을 새로운 사건과 캐릭터로 돌릴 수 있다. 물론 충성도 높은 원작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반발을 사기 십상이다. CJ ENM은 재미에 충실하면서 새로움이라는 변주를 가미해 위험부담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새로운 흥행 공식을 입증했고 미래의 먹거리까지 확보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도 시나리오 발굴에 총력을 기울인다. 국내 최고 상금을 내건 크리에이티브 공모는 해마다 열려 등용문으로 자리잡았다. 올해는 2016년 대상작 ‘증인’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 영화는 관객 253만4331명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주연한 정우성은 백상예술대상 대상을 수상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공모로 발굴한 ‘여의도’ 등 복수 시나리오를 영화화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강동영 롯데컬처웍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수집한 시나리오만 6481편에 달한다”며 “다양한 시도를 지원하며 안정적인 도전의 발판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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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감독 발굴과 트렌드 이해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신인 감독 발굴에도 많은 공을 들인다. 이들과 맺은 끈끈한 연대를 미래 동력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아트하우스 투자ㆍ배급은 포기한 CGV와 달리 독립ㆍ예술 영화 육성을 지속한다. ‘우상(2019)’, ‘버닝(2018)’ 같은 거액의 영화들은 지양하고 독창성 있는 영화 투자에 방점을 찍고 있다. 윤가은 감독의 ‘우리집’이 대표적인 예다. 이 영화는 흥행과 호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방향성에 힘이 실어줬다.


내부적으로는 기획 영화들이 이룬 성과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사회 트렌드를 간파하고 영화화를 진행해 큰 수익이 창출됐기 때문이다. 엄유나 감독의 ‘말모이’와 조민호 감독의 ‘항거’, 김도영 감독의 ‘82년생 김지영’ 등이 그 예다. 이들 영화들은 하나같이 큰 울림으로 남녀노소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다양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며 신인 감독까지 품는 일석이조 효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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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은 전통의 감독 사관학교답게 올해도 세 명의 신예를 배출했다. ‘엑시트’의 이상근 감독과 ‘걸캅스’의 정다원 감독, ‘신의 한 수: 귀수편’의 리건 감독이다.


발탁 기준은 참신한 이야기와 트렌드다. 윤인호 CJ ENM 홍보팀장은 ‘엑시트’에 대해 “새로운 문법의 한국형 재난영화”라며 “신파나 비장함은 버리고 스릴과 코미디로 중무장한 점을 높이 샀다”고 말했다. 이어 “‘걸캅스’는 사회적 이슈인 디지털 성범죄 사건의 민낯을 그려 공감의 여지가 컸다”고, “‘신의 한 수: 귀수편’은 ‘신의 한 수’ 제작진의 가세와 세계관 확장, 전작과 차별화 등으로 프랜차이즈 영화 도전의 의미를 배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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