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AP통신은 날로 심각해지는 아프가니스탄의 대기 오염이 18년간 지속된 전쟁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13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이 통신은 유엔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201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대기 오염과 관련된 사망자수가 2만6000명으로 추정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현재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대기 오염 관련 질환이나 사망자수에 대한 공식적인 집계는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대기 오염이 아프가니스탄 내 가장 큰 사망 원인이 되고 있다고 이 통신은 분석했다.
통신은 "인구 600만명의 카불이 인도나 상하이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면서 "18년에 걸친 전쟁으로 도시의 인프라가 무너지고 실향민들의 파동이 이어지면서 대기 질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전했다.
카불 도심의 노후차량이 뿜어내는 매연, 플라스틱·고무 등 각종 폐자재의 노천소각 실태 등이 대기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특히 도심 빈민들이 겨울철 난방을 위해 집안에서 폐타이어 등 폐자재를 연료로 태우면서 대기 오염을 악화시키고 있고, 이 연기에 어린이와 노인들이 중독되면서 각종 질환과 사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에어스테이트에 따르면 2017년 아프가니스탄 현지인 사망자 중 최소 1만9400명의 사망 원인은 가정에서의 대기 오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카불의 심각한 대기 오염으로 전체 인구의 수명이 2년2개월 단축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당국은 안보 문제, 만연한 정부관리들의 부정부패와 급락하는 경제상황에만 골몰하며 대기 오염 문제에 대해서는 대책 마련에도 나서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주민들에게 폐자재나 쓰레기를 연료로 태우는 것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도 나섰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대기 오염의 원인을 지자체의 지침을 따르지 않는 주민들의 탓으로 돌리며 책임 전가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르기 스 옴 망드 지자체 대변인은 "모든 인구가 지자체에서 제시한 지침을 따른다면 대기 오염 상황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지만, 지침을 따르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은 해마다 겨울이면 폐자재를 난방 연료로 태우는 연기, 도심의 노후차량 매연, 논밭을 태운 재, 실향민들의 폭동 등이 겹치면서 대기 오염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방정부 관계자는 "올 겨울은 평년 보다 기온이 더 낮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각 가정에서 폐자재나 쓰레기를 연료로 태우며 쏟아내는 매연으로 대기 오염 정도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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