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 6월 서울 서초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 앞에서 건강보험 수가인상을 촉구하며 삭발을 마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정부와 의사단체가 각종 보건ㆍ의료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9개월여 만에 다시 한 자리에 앉았다. 우선 수가산정을 둘러싼 입장차부터 좁혀나가기로 했다.
13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각 담당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의정협의체 1차 회의에서는 앞으로 협의체를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를 논의했다고 양측은 전했다. 아울러 그간 제시된 안건이 많은데 어느 정도 범위까지 다룰 것인지,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할지 등을 논의했다.
다양한 현안 가운데서도 수가산정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먼저 논의하기로 했다. 수가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가격으로 그간 의사단체와 정부간 갈등이 불거지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국민과 의료인 모두에게 안전한 의료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의사협회가 최근 회원 의사 2000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최근 3년간 의사 10명 가운데 7명 꼴로 폭언이나 폭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국민건강을 위해 매진하는 의료인이 신뢰받을 수 있도록 무자격자 의료행위를 근절하는 방안과 전문가평가제 등 의료인 면허관리 내실화, 의료기관 내 안전강화방안 등을 앞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가 힘을 쏟고 있는 의료전달체계 개선과 관련해서도 의료현장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검토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앞서 지난해 10월 양측간 협상에서 진찰료 인상안 등을 의료계가 요구했으나 3개월가량 지난 시점에서 복지부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전해와 협상이 중단됐다. 의사협회는 협회에 배정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위원 자리를 거부하는 등 의사단체와 정부간 입장차는 쉽게 좁히기 힘든듯 보였다. 그러다 지난 9월 의정협의체 재가동을 위해 김강립 복지부 차관, 최대집 의사협회 회장 등이 만나 협의체를 다시 가동하는 데 뜻을 같이 하면서 2개월여 만에 재개됐다.
협의체 한 축인 의사협회 박홍준 부회장은 "이번 협의의 최대 관건은 정부의 의지"라고 하면서 "첫 단추가 잘 꿰진다면 좀 더 협의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국민건강을 위해 필요한 제도나 정책에 대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상호 노력하자"면서 "주요 현안을 중심으로 실질적 개선 대책과 해결방안을 찾아내고 이를 실행할 수 있도록 활발한 협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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