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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논란과 성형 파문까지…남현희의 은퇴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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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여자 플뢰레 대들보로 20년…'꽃길'만큼 '그늘'도
팀에서 잡아 은퇴 늦췄는데 "욕심 많아 후배 앞길 막는다" 비방
허락 받고 경기력 위해 쌍꺼풀 수술…'무단이탈 성형' 불명예

남현희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며 은퇴에 대한 속마음을 털어놓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남현희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며 은퇴에 대한 속마음을 털어놓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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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소속팀 선수와 국가대표로서 제가 필요하다는 부름에 혼신을 다했는데 막바지에는 '이기적'이라는 얘기가 뒤따르더라고요."


20년간 우리 여자 펜싱의 대들보 역할을 해내고 지난달 100회 전국체육대회를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한 남현희(38). 그는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은퇴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으며 아쉬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키 155㎝. 운동 선수로는 매우 불리한 신체 조건을 딛고 한국 여자 펜싱 선수 최초로 올림픽 메달(2008년 베이징·은메달)을 따는 등 두각을 나타냈으나 그가 걸어온 길은 화려함만큼 그늘도 짙었다. 자신의 선수생활을 되돌아보면서도 "내 무기는 '무조건 버티기'였다"고 평가했다.


두 차례나 결심을 했다가 번복한 은퇴가 대표적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플레뢰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동메달을 따고 칼을 내려놓을 계획이었다. 남현희는 "2013년 딸을 낳고서 실업팀(성남시청) 지도자의 당부에 두 달 만에 훈련에 복귀해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다"면서 "몸 상태가 나빠 대회를 마치고 은퇴를 계획했지만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계속 필요로 해 선수생활을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대회 성적을 합산한 국제펜싱연맹(FIE) 순위를 토대로 올림픽 출전권을 배분하는 규정에 맞춰 우리 여자 플뢰레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티켓을 따는데도 기여했다. 그렇게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국내외 대회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팀의 기대와 요청에 부응했으나 2017년 이후로 상황이 바뀌었다.

실업팀과의 재계약 협상은 지지부진하고, 대표팀에서도 세대교체라는 압박에 짓눌렸다. 남현희는 "축적된 경험을 공유하면서 실력으로 승부하고 싶었지만 펜싱계에서 '후배들의 앞길을 막는다, 욕심이 많다'는 비방과 수근거림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내년 도쿄 하계올림픽 출전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도전 등 은퇴 이후의 삶까지 구상했지만 이같은 냉대에 지쳐 목표를 접었다.


현역 선수시절 훈련 중인 남현희

현역 선수시절 훈련 중인 남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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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시절 그에게 덧씌워진 또 다른 불명예는 '성형 파문'이다. 2005년의 일이다. 태릉선수촌 합숙 기간 중 외박을 얻어 쌍꺼풀 수술 등을 했는데 '보고도 없이 성형을 하고 선수촌을 무단 이탈했다'는 이유로 2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대표팀과 실업팀 지도자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는 내용이 확인되면서 징계가 6개월로 감경됐다.


남현희는 "이 문제도 꼭 사실관계가 바로잡혔으면 좋겠다"면서 "어릴 때부터 엄격한 위계와 규율 속에 성장한 운동 선수들이 지도자의 허락 없이 어떤 일을 진행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미용 목적이 아닌 경기력에 방해가 되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수술을 했다"며 "논란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느라 선수 인권은 무시했다"고 토로했다.


남현희가 국가대표로서 국제대회에서 딴 메달은 총 99개. 독보적인 성과에 누적 점수를 기준으로 체육훈장(청룡장) 수훈 기준도 훌쩍 넘겼다. 그러나 올림픽 금메달이 없다는 이유로 서훈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특히 아쉬워했다.


그는 "메달 색깔이 아닌 엄마의 입상만으로도 기뻐하는 딸의 모습을 볼 때 뿌듯했다"며 "100개를 채우지 못한 국제대회 메달은 펜싱과 체육계에 대한 봉사로 대신하면서 그동안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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