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35~44세 여성 고용률 '30-50클럽' 국가 중 최하위

한경연, 30-50클럽 7개국 여성 고용지표 비교

한국경제연구원

[아시아경제 이동우 기자] 우리나라 35~44세 여성의 고용률이 ‘30-50클럽’ 7개국 중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30대 전·후반 여성들이 출산·육아기로 노동시장에서 대거 퇴장하는 경력단절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0년간(2008~2018년) 30-50클럽 7개국 여성의 생산가능인구수, 취업자수 등 고용지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35~39세, 40세~44세 여성의 고용률이 각각 59.2%, 62.2%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7개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치로 1위인 독일과 약 20%포인트 차이 났다. 특히 같은기간 여성 전체 고용률 최하위를 기록한 이탈리아의 35~44세 여성 고용률보다 낮았다.

30-50클럽이란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의 조건을 만족하는 국가로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한국 등 총 7개국을 말한다.

지난해 기준 30-50클럽 7개국의 15세~64세 여성의 고용률을 연령대별로 나눠보면 15~19세에서 가장 낮고 20~40대까지 증가하다 50대 이후 다시 낮아지는 ‘∩자형’ 포물선 형태를 보였다. 반면 한국과 일본은 25~39세에 줄어들다 이후 연령대에 소폭 증가하는 ‘M자형’ 곡선 형태로 나타났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여성 고용률은 7개국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은 10년간(53.3%→57.2%) 3.9%포인트 증가해 7개국 중 6위를 기록했다. 2018년 기준 여성 고용률 1위인 독일과 격차(14.9%포인트)는 2008년(11.0%포인트)보다 확대됐다.

30-50클럽 7개국 중 15~64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일본이 10년 동안 각각 9.1%포인트, 9.9%포인트로 가장 많이 상승했다. 이는 각각 4.6%포인트, 3.9%포인트 증가한 우리나라에 비해 2배가 넘는 수치다.

아울러 여성 실업률이 가장 개선된 나라는 독일로 지난 10년간(7.7%→3.0%) 4.7%포인트 감소했다. 일본과 미국(각 1.6%포인트), 영국(0.6%포인트)이 뒤를 이었고 한국과 프랑스, 이탈리아는 실업률이 되레 악화됐다.

같은 기간 30-50클럽 7개국 중 15～64세 여성의 생산가능인구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나라는 미국(251만5000명)으로 이어 한국(132만4000명), 영국(114만3000명)순으로 나타났다. 여성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은 한국이 13.9% 상승해 7개국 중 가장 높았다.

여성 취업자 수는 미국(352만7000명), 독일(175만6000명), 일본(149만명), 한국(117만3000명) 순으로 조사됐다. 취업자 수 증가율 또한 한국이 12.7%로 7개국 중 가장 많이 상승했다.

반면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해 기준 59.4%로 6위를 기록했다. 이는 30-50클럽 7개국 중 1위인 독일(72.1%)과 비교해 14.9%포인트 낮은 수치로 10년 전 양국 간 격차와 동일했다.

한경연은 통계청과 여성가족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5~54세 기혼여성 대비 경력단절여성 비중이 20.5%로 조사를 시작한 2011년(19.5%)과 비교해 여전히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여성 고용을 제고하기 위해 유연근무제 활성화 및 기업의 여성고용 유지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해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하고 직업훈련 강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 등 재취업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