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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묵은 시내 전화 보편서비스, 제도 개선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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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제공 사업자 KT 적자폭 심각
소비자 입장서도 휴대폰서는 안내는 시외 통화료 유선 전화에선 여전히 부과
내년부터 초고속 통신도 보편 서비스, 업계 "정부, 기업에 떠넘기지 말아야"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정부가 국민의 통신기본권 보장을 위해 시내 전화를 보편 서비스로 지정한지 20년이 지났다. 집집마다 설치됐던 시내 전화 대신 전국민이 휴대폰을 쓰고 시내, 시외 전화의 구분 자체가 없어지는 등 바뀐 통신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는 시내 전화의 보편 서비스를 위해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 국회와 통신 업계에 따르면 시내 전화 의무제공 사업자인 KT 의 가입자 수가 지난 2000년 2156만명에서 2018년 1156만명으로 1000만명(46%)가 줄어들었다 . KT 의 시내 전화 매출도 같은 기간 약 6조7000억원에서 9500억원으로 5조8000억원(86%) 감소했다. KT 에 따르면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력을 유지하는데 따른 인건비 지출부담까지 고려할 경우 시내 전화의 보편서비스 운영이 한계상황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년간 요금 동결, 시장 상황 반영 못해

시내 전화 보편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는 지난 20년간 요금이 동결돼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지난 2001년 요금이 동결 돼 있다 보니 여전히 시내, 시외 요금이 다르고 휴대폰으로 전화를 할때는 더 비싼 요금을 내야 하는 등 복잡한 요금 체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반면 휴대폰 서비스는 초기 음성 위주 요금제에서 데이터 위주 요금제로 바뀌며 음성 통화를 사실상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KT 에 따르면 대도시와 농어촌 지역 간 역차별도 발생하고 있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시내, 시외 통화 비중이 30:70 수준이지만 농어촌의 경우 최대 0.5:99.5 까지 시외 통화 비중이 높다. 시외 통화 요금이 더 비싸다 보니 지방 거주자가 요금을 더 내는 현상도 발생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음성 통화를 위해 설치한 시내 전화를 두고 음성 통화가 무료인 휴대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요금이 더 비싸다'는 인식에 이용자들이 시내 전화 서비스를 외면하는 상황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종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0년 동안 통신시장은 유무선 구분이 없어지는 등 근본적으로 달라졌는데 보편 서비스는 2000년에 머물러 있다"며 "이는 행정 안일주의의 상징이자 고비용 저효율의 전형으로 보편 서비스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고속 통신도 보편 서비스, 통신 업계 "정부 결단 내려야"

통신 업계는 보편 서비스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기금 조성, 전담기관 설립 등을 통해 사업자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정부는 전국을 143개 시내 전화 권역으로 나눠 적자 발생이 큰 8개 권역을 '손실 보전 권역'으로 선정하고 발생하는 손실의 90%를 보전해 주고 있다. 하지만 턱없이 적은 수준이라는 것이 통신 업계의 설명이다. KT 에 따르면 143개 권역 중 142곳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권역의 99%가 적자인데 손실 보전 권역은 5.6%에 불과해 정부가 의무 제공 사업자에 지나친 부담을 씌우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해외의 경우 기금 조성, 전담기관 설립 등을 통해 보편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업자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호주의 경우 보편 서비스 전담기관을 설립해 정부가 매년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미국은 사용자로부터 실질기금을 조성해 보전비용으로 활용하고 일본은 보편 서비스 손실분을 서비스 요금에 포함시켜 이용자가 부담하고 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더 이상 기업의 힘만으로는 유지에 한계에 달했다"며 "20년전에 만들어진 제도의 개선을 비롯해 내년부터 시작되는 초고속 통신의 보편 서비스 안착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 배려 등 제도개편에 나서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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