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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 나겠다는 생각에 뛰어 들어" '철인3종' 한강 사고, 수십명 구한 용감한 시민

최종수정 2019.10.14 15:43 기사입력 2019.10.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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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현장 목격하던 시민 구조 나서
보트, 구명조끼, 로프 등 모든 수단 동원해 구조
시신으로 발견된 실종자 시신까지 발견 가족에 인계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난지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열린 철인 3종 경기 중, 한강 인근서 안전사고가 발생해 인근서 선착장을 운영하는 이 씨 등이 긴급히 구조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난지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열린 철인 3종 경기 중, 한강 인근서 안전사고가 발생해 인근서 선착장을 운영하는 이 씨 등이 긴급히 구조 활동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이거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어 구조를 시작하기 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난지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열린 철인3종경기 수영 경기 중 1명이 숨지는 등 안전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현장에서 이를 목격하고 구조활동에 나섰던 한 시민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16년째 상암 선착장에서 수상레저교육서비스점(상암선착장)을 운영하는 이요한(38) 씨는 이날 오전 7시께 선착장에서 철인3종경기에 참여한 선수들이 수영 경기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경기에 나섰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물에 휩쓸리는 등 아비규환 상황이 눈앞에 벌어졌다고 전했다.


이 씨는 긴박했던 상황에 대해 "참가자들이 상류 쪽으로 수영하여 다시 전환점을 돌아 하류 쪽으로 복귀하는 반환지점에서 거센 물살에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면서 "주최 측에서 펼쳐놓은 안전펜스에서 흘러나오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의 위급함을 느끼고 결국 직접 구조에 나서기로 한 이 씨는 "물살이 매우 빨랐다"면서 "많은 인원이 탈 수 있는 파티선 한 척을 끌고 구조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긴박했던 구조 과정에 대해서는 "막상 구조를 시작하니 시간이 지나면서 거센 물살에 전환지점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 떠내려오는 사람 등 뒤엉켜서 많은 사람이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렸다"면서 "한 척으로 지상에 내려주고 다시 구조하러 가기에는 매우 급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긴급히 추가로 보트 2척에 구명재킷 100여 개를 싣고, 직원과 회원 6명이 함께 구명재킷을 던지며 지상으로 100여 명 정도를 구조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이 씨의 이 같은 구조 활동에도 사상자 1명이 발생했다.


지난 1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45분께 마포구 월드컵대교 부근 한강 수면에서 30대 남성 A 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A 씨는 철인3종경기 수영경기 도중 실종된 상태였다. 이 씨가 구조 활동에 여념이 없을 때 실종되어 변을 당한 것이다. 앞서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흘째 수색작업을 진행해왔다.


이에 대해 이 씨는 "구조가 끝난 뒤 정말 다행이다 큰일 날 뻔 했다는 마음으로 잘 마무리된 듯하였는데, 오후에 한 명이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믿기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모든 가용한 선박을 이용해 실종자 수색작업에 나섰었다며, 주변 배들도 동원, 총 6대를 투입해 가족과 지인분들을 태우고 여의도 지점부터 하류 행주 대교지점까지 일몰까지 수색하였으나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날 일출 직후인 1일 오전 6시부터 가족분들을 태우고 다시 수색에 나설 준비를 했는데, 경기 반환점 지점 근처에서

대회 수영모를 발견, 보트로 다가가니 실종되었던 참가자의 시신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때가 오전 6시 45분께로 기억하고 소방당국에 신고, 및 시신을 인계했다"고 덧붙였다.


소방당국이 지난달 29일 철인3종 경기 중 한강서 실종된 A 씨를 수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소방당국이 지난달 29일 철인3종 경기 중 한강서 실종된 A 씨를 수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씨는 시신 발견 상황에 대해 "시신으로 돌아온 참가자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우면서도 다행히 떠내려가지 않고 가족이 있을 때 바닥에서 떠올라 가족에 품으로 돌아가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비규환 같던 구조 상황에는 마침 인근에서 운동하고 있던 서울 강서경찰서 문민선(38) 경사의 도움도 있었다. 문 경사는 사고가 발생하던 날 오전 8시께 선안 선착장에 운동하러 나왔다가 현장을 목격했다.


그는 이미 구조 활동에 나서던 이 씨 모습을 보고 "배에 사람들 많이 실려 선착장으로 들어왔다"면서 "말 그대로 물에 빠진 사람들을 다 건져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100명 정도 여러 차례 보트에 싣고 다시 선착장으로 오고 가는 등 구조 작업을 벌였다"면서 "경기 포기하고 줄 잡고 있는 사람들도 있고 도와달라고 하는 등 상황이 많이 위급해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그런 작업을 30분에서 1시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구조 중 특히 위험했던 순간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서로 보트에 올라타려고 하고 매우 긴급해 보였다. 또 사람들이 탈진해서 배로 올라오지 못하니까 건져 올려야 했다"면서 "그런데 1명씩 밖에 건져 올릴 수 있는데 배 뒤쪽에 다 달라붙으니까 하중에 그쪽으로 쏠려 배가 흔들리는 등 위험한 상황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저희가 급박하게 구조하긴 했는데, 결과적으로 안 좋은 일이 생겼다, 먼저 구조에 나섰던 이 씨 등 선착장 직원들이 구조에 나서 더 큰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 마포경찰서는 1일 오전 6시50분께 마포구 월드컵대교 인근 한강 물 위에서 철인3종 경기 대회에 참가했다 실종된 A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마포소방서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월드컵대교 아래 상암 선착장 앞쪽 물 위에서 A 씨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인계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지난달 29일 난지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열린 철인3종 경기 대회 중 수영 경기에 참가했다가 실종됐다. 이날 경기가 있을 당시 한강의 물살이 거세 수영을 하던 수백여명의 참가자들은 물에 떠내려가는 등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주최 쪽에서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면밀하게 살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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