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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음성으로 커튼 여닫고, 로봇이 방에 물 날라주고…알리바바 '미래 호텔'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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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인식을 시도하고 있는 투숙객.

얼굴인식을 시도하고 있는 투숙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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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니하오, 톈마오(天猫)."


직원의 말 한 마디에 테이블에 놓여 있는 인공지능(AI) 스피커가 반응했다. 중국어로 불을 켜 달라, 커튼을 열어 달라고 지시하니 어두웠던 방안이 밝아지고 커튼이 천천히 좌우로 펼쳐졌다. TV를 켜고 날씨 정보와 좋아하는 음악도 요청할 수 있었다. 알리바바의 '미래 호텔' 플라이주의 객실은 이처럼 AI로 모든 것을 작동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중국 항저우의 알리바바 본사 인근 플라이주 호텔을 찾은 것은 이달 11일. 플라이주 호텔은 로봇과 AI 시스템이 갖춰진 미래형 호텔로 지난해 12월 처음 문을 열었다. 로비에 발을 들여놓으니 화려한 빛을 뿜는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이 맞아 주었다. 일반 호텔과 달리 체크인 데스크가 없었다. 셀프 체크인 기기 여러 대가 아무 설명도 없이 덩그라니 놓여 있었다.


알리바바 직원이 대신 셀프 체크인을 진행했다. 내국인은 ID 카드를, 외국인은 여권을 기기 오른쪽의 홈에 넣고 인식시키면 전화번호를 입력하라는 메세지가 나온다.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문자로 받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체크인이 끝난다. 체크인이 끝나면 결제 요청 큐알(QR) 코드가 떠오르고, 알리페이로 계산까지 마치면 모든 과정이 끝난다.


호텔 키도 필요 없다. 예약한 호텔 방에 가서 문 앞의 카메라로 얼굴을 인식시키면 문이 열린다. 호텔로 올라오는 엘리베이터 내부에도 얼굴 인식창이 있어, 얼굴을 인식한 후 객실이 있는 층으로 데려다 준다. 객실은 일반적인 호텔 객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톈마오 AI 스피커를 통해 불을 켜거나 끄고, 커튼을 여닫는 등 다양한 지시를 내릴 수 있어 스스로 불을 켤 필요가 없다. 호텔 2층에 위치한 피트니스 클럽 역시 얼굴인식을 통해 사용 가능하다.

투숙객이 키오스크를 이용한 셀프 체크인을 시도하고 있다.

투숙객이 키오스크를 이용한 셀프 체크인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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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직원의 도움을 받아 호텔 객실 내부까지 둘러보는 동안에도 단 한 사람의 호텔 직원도 마주치지 않았다. 진정한 의미의 무인 호텔인 셈이다. 룸서비스 역시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았다. 호텔 객실의 룸서비스로 생수 한 병을 요청하자 어린아이 키만한 로봇 한 대가 복도에서 나타났다. 문 앞까지 다가온 로봇의 기기판을 조작하니 내부 공간이 열리면서 요청했던 생수 한 병이 나왔다. 할 일을 다 마치고 뒤로 돌아 사라지는 로봇의 뒤에는 '알리 AI 랩' 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이 호텔에는 이런 로봇 5대가 비치되어 있으며, 객실 룸서비스뿐만 아니라 2층의 식당에서 손님들에게 차와 음식을 서빙하는 일도 맡고 있다.


알리바바는 로봇을 활용한 무인 미래 호텔을 표방하고 나섰지만, 그래도 여전히 호텔 곳곳에서는 사람의 손길이 느껴졌다. 특히 식당의 경우 조리 인력이 여럿 배치될 수밖에 없었고, 훠궈용 냄비를 나르거나 비어 있는 접시를 치우는 것도 전적으로 사람의 손이 필요했다. 1층에는 음료를 만들어 주는 로봇이 있었으나 국내 로봇카페용 로봇과 성능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많은 업체들이 실험적 시도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래의 호텔로 가는 길은 현재 진행형임을 느낄 수 있었다.


호텔에서 셀프 서비스와 서빙 업무를 담당하는 AI 로봇.

호텔에서 셀프 서비스와 서빙 업무를 담당하는 AI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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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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