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필수음식 '고구마', 구워야 맛있다?

고구마가 찐고구마나 전자레인지에 익힌 고구마보다 맛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고구마 간혹 드시나요? 고구마가 겨울 간식이던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요즘은 간식이라기보다 다이어트 필수 음식으로 자리잡았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이 고구마는 품종이 아닌 조리방법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쉬운 예로 군고구마가 찐고구마보다 더 맛있고, 찐고구마는 전자레인지에 익힌 고구마보다 더 맛있습니다.

군고구마가 찐고구마나 전자레인지에 익힌 고구마보다 더 맛있는 이유는 뭘까요? 군고구마가 더 달고 맛있는 이유는 뜨거운 열로 속까지 오랫동안 가열했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가열한다고 모든 음식이 다 맛있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뜨거운 열로 오랫동안 가열한 고구마가 맛있는 이유는 고구마 속에 전분을 분해하는 '베타아밀레이스'라는 효소 때문입니다.

베타아밀레이스는 포도당이 사슬처럼 연결된 전분을 맥아당으로 끊어줍니다. 맥아당은 2개의 포도당 분자가 서로 연결된 이당류인데 고구마의 단맛을 느끼게 해주는 주인공입니다.

베타아밀레이스는 온도에 따라 활동하는 시간이 다릅니다. 베타아밀레이스는 70~80℃에서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데, 전자레인지로 고구마를 익히면 70~80℃는 순식간에 넘어가 더 뜨거운 온도로 고구마가 익습니다. 베타아밀레이스 효소는 활동도 해보기 전에 파괴돼 버리는 것이지요.

반면, 고구마를 찌거나 삶을 경우 전자레인지보다는 늦게 고구마의 온도가 오르고, 구울 경우에는 고구마 온도는 더 천천히 오릅니다. 그래서 전자레인지보다는 찌거나 삶을 때 베타아밀레이스의 파괴율이 적고, 구우면 베타아밀에이스의 활동이 더 활발해져 전분에서 맥아당을 더 많이 생성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생고구마의 맥아당은 3% 정도인데 찔 경우 맥아당은 12%지만, 전자레인지로 익히면 맥아당은 7%에 그친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온도조절이 가능한 전자레인지도 등장해 다이어터들의 입맛을 챙겨준다고 합니다.

여기서 반드시 명심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고구마는 조리방법에 따라 맛의 차이도 있지만, 유수분량이 달라져 열량도 차이가 큽니다. 고구마 100g을 기준으로 생고구마는 110~111㎉, 찐(삶은)고구마는 114~115㎉, 군고구마는 140~141㎉ 정도가 됩니다. 고구마 1개(140g 기준)당 200㎉로 밥 3분의 2공기 정도입니다. 맛없는 고구마일수록 다이어터들에게는 유리한 것일까요?

중장년층의 경우 겨울에 찐 고구마를 먹을 때 김치와 함께 먹었던 기억이 있으시지요? 김치 등 발효식품에는 소화 효소가 많아 전분의 분해를 도와준다고 합니다. 고구마와 김치가 잘 어울렸던 이유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