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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지근'했던 파월의 잭슨홀 미팅 발언…시장은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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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가 양호한 상태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심각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기대했던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적극적인 의사 표시가 없었던 미적지근한 발언이었다며 실망하는 분위기다.


이날 파월 의장은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세계 중앙은행 총재 연례 심포지엄(잭슨홀 미팅)에서 연설을 통해 "미국 경제는 지금 양호한 상태"라며 "사상 최장기인 11년째 확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실업률은 2018년 초 이래로 50년래 최저 상태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은 놀랍게도 확장기간 동안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대부분의 기간 동안 목표 관리치(2%)에 근접했으며, 올해들어선 2% 미만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또 "미국 경제는 지난 10년간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가지 목표에 근접했다"면서 "우리의 도전은 통화 정책이 이같은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이다"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나 현재 미국 경제가 불확실성 강화라는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역정책불확실성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의 제조업ㆍ자본지출 약화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우리는 강한 노동시장과 목표관리치 2%에 가까운 인플레이션 유지와 함께 미국 경제의 확장 국면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행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중기 조정(mid-cycle adjustment)'라고 규정했었지만, 이날은 지난 번 금리 인하 결정의 성격을 특정하지 않았다. 대신 "지난번 FOMC 이후 파란만장했다"며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글로벌 경제 둔화의 추가적 증거들을 목격했고, 특히 독일과 중국에서 그랬다. 노딜(no deal)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 고조, 홍콩 시위 사태 악화, 이탈리아 정정 혼란 등을 포함해 지정학적인 사건들이 새롭게 발생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ㆍ중 무역전쟁 격화도 그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그는 "원칙적으로 고용과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것들은 통화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무역정책의 불확실성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 "Fed는 고조되고 있는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역풍을 완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제한돼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의 상황에 따른 정책 대응을 안내하는 어떤 선례도 없는 상태"라며 정책 결정 과정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아울러 "우리는 통화 정책의 경로와 미국 경제 전망을 위해 각종 경제 지표들의 함의를 판단하면서 전개 과정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정은 또 2차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통화 정책을 설명하면서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는 지, 피할 수 없는 초과 재정을 감당할 수 있는 지, 금리가 매우 낮은 시점에서 경기 부양책의 수단을 제공할 수 있는 지 등의 물음에 대해 답하기도 했다.


그는 "Fed는 인플레이션 억제 수단을 갖고 있으며, 최근의 금융위기 이후 규제가 더 탄력적으로 개선됐고 감시도 강화됐다"고 말해 첫 번째, 두번째 질문에는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러나 세번째 질문인 현재의 시점에서 경기 부양책의 수단을 제공할 수 있는 지 여부에 대해선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만 말했다.


파월 의장의 이날 연설은 미국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에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안내)가 될 것으로 예상돼 주목을 받았었다. 관건은 파월 의장이 연설에서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어떤 시그널을 내놓을지였다. 최근 태국 등 일부 중앙은행들이 줄줄이 금리를 내린 상태에서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JoB) 등은 Fed의 결정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평가는 엇갈렸다. 블룸버그통신은 파월 의장이 '심각한 위험(significant risk)'를 거론한 점을 들어 "다음달 FOMC에서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평소대로 Fed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서 "제롬 파월 의장과 시진핑 중국 주석 중에 누가 더 큰 적인지 모르겠다"고 맹비난했다.


미 뉴욕 증시도 파월 의장의 연설 이후 적극적 완화 정책 의지를 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 실망해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중국의 대미 보복 관세 발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제조업체 중국 철수 명령' 발언 등 미ㆍ중 무역전쟁 격화 조짐과 파월 의장의 '미적지근한 발언'의 실망까지 겹치면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623.34포인트(2.37%) 떨어진 2만5628.90에 장을 끝냈다. S&P500지수도 전장에 비해 75.84포인트(2.59%) 하락한 2847.11에 거래를 마무리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전장보다 239.62포인트(3.00%) 떨어진 7751.77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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