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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男 '페미니즘' 공부에 빠진 이유…"강요 받던 남성성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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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라서 강요 받아야 했던 것들에서 자유로워져
"특권 빼앗기고 싶지 않아 페미니즘에 반감"

제공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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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대학생 박준수(가명·27)씨는 '일베(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 사용자)'였다. 뚱뚱한데다 소심하고 공부도 못 했지만 자신을 지켜준 것은 '남자'라는 정체성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임씨는 "남자들끼리는 여자를 상대로 성적 대상화를 하면서 바로 친해질 수가 있다"며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여자였다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말들을 다 하면서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때부터 임씨는 페미니즘에 푹 빠지기 시작한다. 임씨는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회화이나 감명 깊었던 문학을 한 예술가들이 여성을 탄압하고 작품을 통해 성적으로 억압했다"며 "요즘은 단어 하나도 다르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2030 젊은 남성들이 페미니즘을 공부하기 위해 모이고 있다. '페미니스트도 결혼을 하나요'의 편집자 '하늘'씨가 만든 남자들의 페미니즘 글쓰기 워크숍은 일주일에 한 번 모여 각자 쓴 글을 공유하고 이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수혜자로서, 방관자로서, 가해자로서 또는 피해자로서의 남성을 분석하고 자유로운 글쓰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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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에 참여한 남성들은 페미니즘을 통해 강요받던 남성성으로부터 더 자유로워졌다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게 됐다고 자부한다. 페미니즘을 단순히 여성주의 운동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페미니즘의 사전적 정의는 성별로 인해 발생하는 정치·경제·사회 문화적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견해다. 이제껏 남성 중심 이데올로기가 이어져 오면서 페미니즘이 여성의 권리와 주체성을 확장시키기 위해 발전돼 왔을 뿐 페미니즘은 완전히 여성의 것도 남성의 것도 아니다.


직장인 윤지용(가명·32)씨는 페미니즘을 통해 남자라서 강요받아야 했던 것들에 대해서 자유로워지는 쾌감을 느꼈다. 윤씨는 식물을 좋아하고 가죽공예를 취미로 하는데 이 때문에 아버지와 대립을 했다. 아버지는 "남자가 왜 그런 걸 하냐"며 핀잔주기 일쑤였다. 그러나 페미니즘은 남자라서 그래야만 한다는 것에서 벗어나게 해줬다. 페미니즘의 렌즈로 보면 윤씨는 그냥 섬세한 사람이었다. 윤씨는 "페미니즘은 남자라는 기준에 평가 당하지 않아 자유롭다는 것을 알려준다"며 "기존의 것에 대한 거부 반응이 있다면 그런 도구로써 한 번 페미니즘을 공부해보기"를 제안했다.


여자친구에게 "너는 얼굴이 다했다"라고 말했다 장문의 메시지를 받고서 수업에 참가하게 된 정태영(30)씨. 정씨는 "여자친구와 대화를 하다 보면 같은 단어를 쓰는데도 서로 닿지 않는 지점이 있었다"며 "여자친구와 더 소통하기 위해서였지만 남자들끼리 모여서 페미니즘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고 했다. 정씨는 "나는 남자라서 어느 순간부터 가만히 있어도 괜찮은 권리가 있었다"며 "대부분 남성들이 그런 특권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 페미니즘에 반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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