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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총리 사임에 정국 대혼란…유럽 경제 뇌관 터지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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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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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독일발 'R(경기침체ㆍRecession)의 공포'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유럽연합(EU)에 이탈리아 리스크까지 덮칠 기세다. 포퓰리즘 연립정부의 한 축인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의 연정 붕괴 선언에 이어 주세페 콘테 총리마저 물러나며 정국 혼란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미 기술적 경기침체에 돌입한 이탈리아발 위기는 미ㆍ중 무역전쟁,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EU 탈퇴) 등과 맞물려 EU 경제 전반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른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콘테 총리는 20일(현지시간) 로마 퀴리날레궁을 찾아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에 앞서 내각 불신임을 논의하는 상원에서도 콘테 총리는 "현 정부는 여기서 끝을 맺는다"고 사임의사를 밝혔다. 이는 지난 8일 극우정당 동맹을 이끄는 살비니 부총리가 의회 내 1당인 오성운동과의 연정을 철회하고 조기총선을 요구한 데 따른 행보다.

현지에서는 살비니 부총리의 연정 철회 선언을 두고 최근 높아진 지지율을 기반으로 정권을 차지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쏟아진다. 이를 의식한 듯 콘테 총리 역시 이날 연설의 상당 부분을 살비니 부총리 비판에 할애했다. 그는 "살비니 부총리가 국가를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제적 불안정의 위기 속에 몰아넣었다"며 "개인의 이익만을 좇고 소속 정당의 지지율을 높이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국 혼란은 더 확대되는 모습이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21~22일 이틀간 각 당 대표들과 연이어 만나 새 연정 및 내각 구성 가능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르면 오는 10월 조기총선이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성운동 주도의 새 연정, 관료로 구성된 관리내각 출범 등이 옵션으로 꼽힌다.


현재 전문가들은 오성운동과 동맹의 극적 봉합 가능성을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오성운동과 민주당(PD) 간 새 연정 카드 역시 이탈리아를 바라보는 우려 섞인 시선들을 안심시킬 만큼 '경제적 명확성'을 주지 못한다는 평가다. 블룸버그통신은 "오성운동과 민주당 역시 서로 다른 지지기반과 정책노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연정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수명은 짧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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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정국위기를 발발시킨 살비니 부총리는 콘테 총리의 사임 직후 "이탈리아 국민들의 판단이 두렵지 않다"며 조기총선에 출마해 차기 총리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시사하고 있다. 그가 이끄는 동맹은 불과 지난해만 해도 의회 내 3당에 그쳤지만 올해 유럽의회 선거에서 반(反)난민 정책을 앞세워 압도적 1위(34.3%)를 차지했다. 5년전 선거 대비 지지율이 6배 가까이 치솟은 셈이다. 반면 연정을 주도했던 오성운동은 지지율이 반토막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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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조기총선에서 살비니 부총리가 정권을 쥘 경우 난민정책부터 유로화 정책까지 EU와 일일이 마찰을 빚으며 역내 리스크가 더 커질 전망이다. 텔레그래프는 "이탈리아의 정치적 위기는 EU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기총선과 무관하게 당장 다음 달로 닥친 EU와의 2020년 예산안 협상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부채 2위국인 이탈리아와 EU의 갈등이 또다시 전면화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직격탄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이탈리아 경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기술적 경기침체에 돌입했다. EU집행위원회와 국제통화기금(IMF)은 이탈리아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0.1%로 하향 조정했다. AFP통신은 "허약한 경제 탓에 이탈리아는 위기의 결과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2018년 말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공공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32%를 웃돈다.


한편 이날 이탈리아 증시에서 이탤리40지수는 전장 대비 0.97% 낮은 2004.5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 주요국 증시 또한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0.9%,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0.55%,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0.5% 하락 마감했다.


같은 날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정치적 위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높아지며 하락했다. 10년물 금리는 11bp(1bp=0.01%포인트) 낮은 1.32%선을 기록했다.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독일 국채와의 금리 스프레드는 살비니 부총리의 연정해체 선언 다음 날 보다는 좁혀졌지만 여전히 200bp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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