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몸통시신' 사건 피의자 장대호
서울청 자수하러 갔는데
"종로서 가라" 혼자 보내
민갑룡 청장, "전면 쇄신 계기 삼겠다"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일명 '한강 몸통시신' 사건의 피의자 장대호(38)가 자수할 당시 경찰이 부실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에 대해 민갑룡 경찰청장이 사과하고 조직문화를 전면 쇄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민 청장은 20일 서면을 통해 "경찰의 본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한 일이 발생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한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국민께서 납득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 청장은 "빠른 시일 내에 전국 대민접점 부서의 근무실태에 대한 일제 점검을 실시해 현장의 문제를 면밀하게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경찰 조직의 풍토와 문화를 전면적으로 쇄신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민 청장은 특히 "24시간 독립적으로 근무하는 현장 경찰관들의 생각과 자세를 전환하고 이를 관리하는 각 단위 책임자의 역할을 확고히 정립하겠다"며 "철저히 시민의 관점에서 책임감 있게 일해 나가는 공직자의 자세를 내면화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장씨는 자수를 위해 지난 17일 새벽 1시께 서울지방경찰청 민원실을 찾았으나, 당시 당직을 서던 경찰은 장씨가 "강력 형사에게 이야기하겠다"며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자 인근 서울 종로경찰서로 가라고 안내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칫 장씨가 도중에 마음이 바뀌었다면 강력범을 눈 뜨고 놓치는 상황이 벌어질 뻔한 셈이다.
한편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장씨의 실명과 얼굴, 나이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장씨는 이달 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자신이 일하는 모텔에서 투숙객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이를 수차례에 걸쳐 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반말을 하는 등 시비를 걸고, 숙박비를 주지 않아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자수한 장씨는 취재진 앞에서 피해자를 상대로 "다음 생애에 또 그러면 너 또 죽는다"고 막말을 하기도 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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