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대책 요구

외교부, 日 경제 공사 불러 구술서 전달
원전 오염수 처리 국제 여론전 본격화
日 "관련 정보 성실하고 투명하게 설명하겠다

니시나가 도모후미 주한일본대사관 경제공사가 19일 오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문제와 관련, 서울 외교부로 초치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정부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처리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해 일본에 대한 직접적 외교적 대응을 시작했다. 한일 갈등 속에 향후 이 문제를 국제여론화하기 위한 첫 단계로 풀이된다.

권세중 외교부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은 19일 오전 니시나가 토모후미 주한일본대사관 경제공사를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담은 구술서(Note Verbale)를 전달했다.

외교부는 이번 구술서를 통해 원전 오염수의 해양방출에 대한 보도 및 국제환경단체의 주장과 관련, 사실 관계 확인 및 향후 처리계획 등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답변을 요청했다. 향후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에도 후쿠시마 원전 처리 계획 등을 포함한 제반 대책을 보다 투명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것도 요구했다.

권 국장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가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은 물론, 주변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한 일 양국이 함께 모색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니시나가 공사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에 관한 관련 정보를 한국 정부 및 국제사회에 성실하고 투명하게 설명해 나갈 것이라는 일본 정부 입장을 설명하며 우리 정부의 입장을 본국에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구술서는 외교부의 외교공문서 중 하나다. 질의, 의뢰, 통고 등 다양한 경우에 사용된다. 일본측도 앞서 독도ㆍ과거사 갈등에 대해 우리 외교부에 구술서를 전달해 온 바 있다.

이번 정부의 공식 대응은 지난 13일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 정례브리핑에서 예고됐다. 김 대변인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리 현황과 처리 계획 등 제반 사항을 일본 측과 지속적으로 확인해 나가는 한편 일본에 구체적인 입장 표명과 정보 공개 등을 적극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내놓아 적극적인 대일 공세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외교부는 앞서 북서태평양 보전실천계획 정부 간 회의, 국제원자력규제자회의 등 관련 다자회의와 한일 간 국장급협의, 해양환경정책회의, 환경공동위 등 여러 양자회의 등 계기에 일본 측에 우리의 우려를 지속해서 표명하고 관련 설명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이번 구술서 전달을 통해 일본에 대한 직접적인 항의로 방향을 틀었다.

한편 이 문제가 오는 20~22일 중국 베이지에서 열리는 한ㆍ중ㆍ일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거론될지 주목된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일 외교장관 회담도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