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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없는 살인사건, 고유정 첫 재판…살인죄 어떻게 되나

최종수정 2019.07.23 14:52 기사입력 2019.07.2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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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부산서 발생한 '시신 없는 살인사건' 무기징역
수사당국, 고유정 살인 자백으로 혐의 입증 자신
피해자 유전자 발견된 흉기 등 증거물 총 89점

지난 6월7일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6월7일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전 남편 살인 및 시신훼손·유기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에 대한 첫 재판이 시작된 가운데 피해자 강모(36)씨의 시신은 이날도 찾지 못해 결국 '시신 없는 살인사건' 으로 재판이 열렸다.


고유정 변호인 측은 계획적 범행이 아닌 우발적 범행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렇다 보니 직접 증거인 살해된 피해자의 시신이 없는 사건에 대한 유·무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고유정이 이미 범행을 자백했기 때문에 살인죄 적용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대법원은 살인의 직접 증거인 시신이 없다고 하더라도 간접 증거가 종합적 증명력을 가지는 경우, 간접 사실이 서로 모순, 저촉되지 않으면 된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강씨의 시신 발견 여부에 따라 고유정에 대한 검찰 구형과 법원의 선고가 달라질 수 있어 경찰은 시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씨가 범행 사흘 전인 지난 5월22일 오후 11시께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흉기와 청소용품을 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씨가 범행 사흘 전인 지난 5월22일 오후 11시께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흉기와 청소용품을 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앞서 2010년 부산에서 발생한 '시신 없는 살인사건'은 명확한 타살 증거가 없고 살인과 관련한 정황증거만 있는 상황에서 범인의 유죄가 입증됐다. 다만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부족으로 '무죄'가 선고됐다.


이 사건은 20대 여성 노숙인의 시신을 화장한 뒤, 마치 자신이 죽은 것처럼 조작해 거액의 보험금을 타내려 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당시 피고인 A 씨는 1심에서 '살인' 유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판결은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부산고등법원은 살인죄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A 씨에게 사체은닉 등 혐의만 적용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가 피해자를 살해했을 강한 의심이 들지만, 사망원인이 객관적으로 밝혀지지 않았고 타살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살인 혐의는 무죄"라고 판시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A 씨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개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피해자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아 살해 동기가 충분하고, 인터넷을 통해 독극물과 살인방법 등을 검색한 점 등을 계획범행 증거로 인정해 A씨에 대한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한 고유정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이달 초 경기도 김포시 소각장에서 고씨의 전 남편 강모씨의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한 고유정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이달 초 경기도 김포시 소각장에서 고씨의 전 남편 강모씨의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고유정 역시 살인 입증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수사당국의 판단이다.


피해자의 유전자(DNA)가 발견된 흉기 등 증거물이 총 89점에 달하고, 고유정 역시 살인혐의에 대해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고유정이 살인을 계획했느냐인 고의성, 계획성은 여전히 법리적으로 다툼 대상이다.


고유정 변호인 측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고유정 사건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은 수박을 써는 과정에서 전남편이 성폭행을 시도하자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검찰의 공소장 내용과는 달리 "피고인이 전남편을 증오의 대상으로 여겨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아니다"며 "범행을 사전에 준비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졸피뎀 처방 내역과 뼈의 무게와 강도 등을 검색한 게 아니다"고 부인했다.


종합하면 살인 자체는 인정하고 있으나 여전히 성폭행을 피하려다 발생한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종의 정당방위며, 졸피뎀 등 살해 계획 준비로 보이는 인터넷 검색도 이번 사건과 전혀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다만 변호인 측은 전남편을 살해한 뒤 혈흔을 지우고 두 차례에 걸쳐 시신을 훼손한 부분에 대해서는 혐의를 인정했다.


변호인은 재판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고유정이 억울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사건 쟁점을 정리하고 공판 일정을 정하는 절차다.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다. 이에 따라 고유정은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 입장과 쟁점에 대한 정리를 마무리하고, 내달 12일 첫 재판을 열기로 했다.


고유정은 지난 5월 제주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 등을 받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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