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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경기 더 나빠지기 전에 칼 뺀 한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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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로 교역위축…성장세 둔화

자본 유출·부동산 가격 상승 우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 결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 결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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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이창환 기자]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경기가 더 나빠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당초 한은이 이달보다는 다음달에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다시 악화할 조짐을 보이는데다 일본이 우리 수출을 규제한 것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미국에 앞서 우리가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또한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내린다고 해도 기업들이 투자에 나설지 불확실한데다 오히려 겨우 잠잠해진 부동산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등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다시 악화조짐=한은은 기준금리 인하의 가장 큰 요인으로 대내외 여건 악화를 꼽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우려스러운 사안은 미ㆍ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세계 경제 침체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세계 경제는 미ㆍ중 무역분쟁으로 교역이 위축되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국내 경제도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며 GDP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며 "중국과의 협상 타결까지 갈 길이 멀다"며 "우리가 원한다면 3250억달러(약 380조원) 어치의 중국산 상품에 추가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하며 무역분쟁의 장기화를 예고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일본 오사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별도로 회담을 하고 휴전에 합의하며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현재까지 큰 진척이 없는 데 따른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달 말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한은 기준금리 인하의 배경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 10일 의회 증언에서 이달 말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했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이달 말 미국의 금리인하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어 금통위의 선제적인 금리인하도 가능했다"며 "미ㆍ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까지 더해져 수출 경기 하방리스크가 커졌고 낮게 이어지는 물가 등이 금리 인하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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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차 1%p로 확대…13년 1개월만=다만 미국보다 앞선 기준금리 인하로 외국인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는 존재한다.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내리면서 한미간 금리 역전폭은 0.75%포인트에서 1.00%포인트로 확대됐다. 이는 2006년 6월 이후 13년1개월 만에 최대다.


윤영진ㆍ박종욱 한국은행 과장은 최근 한국경제학회 학술지에 게재한 '내외금리차와 자본유출입' 논문에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조정하면 1년간 150억달러(약17조7000억원)의 자본이 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높은 국가로 이동한다고 분석했다.


한은 내부적으로는 기준금리 인하가 제대로 된 경기부양 효과를 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많다. 금리가 낮아지면 가계나 기업은 이자부담이 줄어 소비와 투자를 늘린다는 것이 기본적인 이론이다. 그러나 최근 상황을 보면 금리를 낮춘다고 해도 기업들이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기업 투자가 살아나지 않는 이유는 기업들이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과의 통상문제 등 외부적인 요인이 더 크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기업들 중 59%가 투자를 안 하는 이유에 대해 수요부진, 불확실성을 꼽았다. 자금조달난은 17% 뿐이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 결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 결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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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낮춘다면 경기 개선효과는 미미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이나 가계부채 증가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은 8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 집값 상승 우려가 크다. 만집값이 오르면서 대출이 늘고 가계부채 우려가 다시 커질수도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가계신용(부채) 잔액은 1540조원에 달한다. 작년말부터 집값 상승세가 멈추면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올해 들어 주춤하긴 했지만 부동산이 꿈틀대면 다시 가계부채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리를 인하하면 가계나 기업이 소비와 투자를 늘리려는 유인이 있다"면서도 "최근 기업들의 설비투자에서 내부자금 조달비율이 높아지고 가계 금융소득 감소 등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 효과를 제약하는 요인들이 많아 어떤 방향으로든 정책 결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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