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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세권' 이어 '블세권'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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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전문점 '블루보틀' 성수동·삼청동에 입점
유동인구 늘며 파급효과

16일 오후 궂은 날씨에도 블루보틀 삼청동점 앞에 50여명의 고객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춘희 기자)

16일 오후 궂은 날씨에도 블루보틀 삼청동점 앞에 50여명의 고객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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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최근 수익형 부동산시장에서 '블세권'이 주목받고 있다. 블세권은 커피전문점 '블루보틀' 입점 인근 지역을 일컫는 신조어로, '스세권'(스타벅스 인근 지역)에서 파생됐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블루보틀이 입점한 성수동과 삼청동 일대의 유동인구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들 지역은 한때 젊은 층이 몰리는 신생 상권으로 떠올랐지만 이내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현상이 일어나며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게 공통점이었다.

하지만 '블세권'으로 떠오르며 두 지역은 다시 활력을 찾는 모양새다. 성수동 A공인 대표는 "(블루보틀 앞에) 항상 줄 서서 기다리는 대기 손님들이 많고 동네에도 사람이 늘었다"며 "온 김에 주변을 둘러보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B부동산 관계자도 "블루보틀에서 커피를 산 후 서울숲 상권을 찾는 등 파급효과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날 방문한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는 파란 병이 그려진 블루보틀 커피 컵을 든 채 주변 상점을 방문하는 이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블루보틀에서 산 '굿즈'가 담긴 쇼핑백을 든 채로 옷을 고르거나 테이크 아웃한 커피와 함께 마실 빵을 다른 빵집에서 사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 빵집 점원은 "오는 손님 5명 중 1명은 블루보틀 컵이나 쇼핑백을 들고 온다"고 말했다.


주변 상가에서 유동인구 증가에 따른 파급 효과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는 블루보틀만의 독특한 매장 철학에 있다. 블루보틀 내부에는 장시간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대부분 딱딱한 의자가 놓여 있고 와이파이나 충전기를 꽂을 플러그도 없다. 이른바 '노 와이파이 노 플러그'다.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이들)이나 '코피스족'(카페에서 일하는 이들)이 생기기 힘든 구조인 셈이다. 주변 상가에서는 테이크아웃 방식의 블루보틀 매장 운영 전략이 방문객 분산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블루보틀의 위력에 주목하고 있다. 성수동이 속한 성동구는 지난달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 진단 및 평가 연구용역'을 발주하며 지속 가능 발전을 위해 '블루보틀 입점에 따른 주변 상권 파급효과 분석을 통한 대응전략 마련'을 과업에 명시하기도 했다. 블루보틀의 일본 운영 사례도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아직 '블세권'의 영향력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삼청동 C공인 이사는 "지금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고 한국 관광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한국인들이 다시 찾기 시작했다는 것은 호재"라면서도 "젠트리피케이션 자체는 음식점이나 카페가 줄고 특색 없는 화장품 소매점들이 입점하기 때문인 만큼 가게 하나가 바꾸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색있는 점포가 함께 더 들어오지 않는 한 파급력을 평가하긴 이르다"고 덧붙였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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