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선 골치거리인 '온실효과', 왜 화성 개척엔 필수일까?

화성 표면 평균온도 영하 80도... 온실효과로 얼음 녹여야
행성 전체 '테라포밍'은 힘들어... 소규모 '온실'부터 시작해야

(사진=영화 '마션' 장면 캡쳐)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지구에서는 주로 온난화에 악영향을 끼치는 부정적 용어로 쓰이는 '온실효과(Greenhouse effect)'가 화성(Mars) 식민지 건설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나사(NASA)와 하버드, 에든버러 대학 연구진이 함께 화성의 특정 지역에 온실효과를 일으켜 식민지 건설에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발견했다고 밝히면서 향후 화성개척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에 의하면, 15일(현지시간) 나사의 제트추진연구소와 하버드, 에든버러 대학 연구진들은 화성표면 일부에 '실리카 에어로젤(Silica aerogel)'이란 물질을 퍼뜨려 온실효과를 유발시키는 방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당 물질이 화성 표면에 보호막처럼 작용, 광합성에 필수인 가시광선은 투과하고 자외선과 방사선 등은 차단하며, 온실효과를 일으켜 화성의 얼음을 물로 만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물질은 화성 탐사로봇 등의 단열제로 열전도를 지연시키는 물질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주로 화성 전체의 환경을 개조해 지구처럼 만드는 '테라포밍(terraforming)' 기술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지만, 지구의 절반크기나 되는 행성 하나의 대기를 형성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치부돼왔다. 화성에 대규모로 온실가스를 퍼뜨리자는 아이디어부터 화성의 핵에 핵무기를 폭파시키자는 각종 설들이 난무했다. 이번 온실효과 방안은 작은 거주환경들을 중심으로 소규모 식민지를 구축하자는 일환에서 나와 실질적 화성 개척 방안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온실효과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손꼽히며 지구 내에서는 환경파괴를 일으키는 부정적 용어로 쓰이지만, 화성 개척과 식민지 건설에서는 필수적인 요소로 알려져있다. 이는 화성의 지표 평균 온도가 섭씨 영하 80도 수준으로 물과 이산화탄소가 뒤섞여 얼음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표면 일부에 온실효과를 낼 수 있는 물질을 투여해 일종의 인공적인 대기를 만들면 이 얼음이 녹으면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소규모 지역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