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장관 "중소·벤처기업 위한 데이터센터 만들고 싶다"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기조강연 나선 박영선 장관
클라우드·데이터 분석 비용 문제 지적하며 플랫폼 필요성 언급
"스마트공장 만드는 데 멈춰 있어…데이터 분석에 투자 늘려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6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제주=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데이터센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26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제주 롯데호텔에서 주최하는 '2019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기조강연을 맡은 박영선 장관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중소벤처 기업들을 위한 국가 허브 데이터센터를 만들어서 저렴한 값에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중기부가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국가 허브이자 플랫폼 만드는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기업들이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일을 아마존이나 구글에 의존하면서 엄청난 사용료를 내고 있다"며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아마존에 내는 데이터 저장 비용만 5000억원 가량 되는 것으로 안다. 중견기업들도 데이터센터를 만들 여력이 없어서 이용료를 많이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영선 장관은 정부의 클라우드 정책 실패로 인해 기업들이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PC나 스마트폰 시대까지는 한국이 잘 했지만 클라우드부터 문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정부가 클라우드 투자를 게을리하고 국내 기업들도 헤매기 시작했다"며 "우리가 클라우드 투자에 늦은만큼 데이터를 분석하는 인공지능(AI)과 슈퍼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산성을 높여야하는 중소기업들이 스마트공장을 도입하고 있지만 데이터 분석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박 장관의 생각이다. 그는 "과거에는 메모리 반도체로 대량 생산하면 됐지만 이제는 공장마다 필요한 핵심 기술이 달라지고 있다. 스마트공장을 개선하고 데이터를 분석해서 슈퍼컴퓨터가 어떤 것이 필요한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지금은 스마트공장을 만드는 데 멈춰있고 각자도생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들이 스마트공장으로 자동화 시스템은 구축했지만 센서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어 선뜻 나서기 힘들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박 장관은 "여기에 맞추려면 데이터 분석이 중요한 만큼 여기에 오신 중소기업 대표들이 스마트공장과 데이터 분석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이 중소기업 대표들에게 '중소벤처 기업을 위한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에 동의하느냐고 묻자 중소기업 대표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시혜나 특혜를 넘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통해 생존전략을 찾아야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박 장관은 "중기부는 연결자 역할을 하려고 한다. 자발적으로 상생하려는 대기업과 기업단체, 조합 등을 연결할 것이며 네이버와 포스코, 신한금융그룹 등이 참여했다"며 "상생협력을 위해서는 공정경제도 중요하며 불공정거래나 기술 탈취 등의 문화는 바뀌어야한다. 상생협력위원회를 발족시킬 것이며 억울한 일은 언제든 문을 두드려달라"고 했다.

박 장관은 "4차혁명 시대는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가 펼쳐질 것이다. 인구와 생산이 늘어날 때는 2등도, 꼴찌도 함께 갈 수 있고 낙수효과도 가능했지만 이제는 수축사회에 접어들어서 인구는 줄고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며 "중기벤처부는 마차를 가진 사람에게는 사회안전망을 제공해 연착륙을 돕고 자동차를 가진(앞서가는) 사람을 장려하는 투트랙 정책을 써야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