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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도날 구독하는 시대" 질레트를 떨게 한 '달러 쉐이브 클럽'

최종수정 2019.06.19 06:30 기사입력 2019.06.1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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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설립 5년 만에 매출 2800억원·기업가치 10억 달러
고급화 전략에 '가성비'로 정면승부 320만 명 유료회원 확보
경쟁사 질레트, 패배 인정 후 배송서비스 시작·20% 가격 인하

"면도날 구독하는 시대" 질레트를 떨게 한 '달러 쉐이브 클럽'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설립 8년차의 신생 면도기 판매업체 '달러 쉐이브 클럽(Dollar Shave Club)'이 12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면도기의 대명사 '질레트(Gillette)'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있다. 미국 면도기시장의 70%를 점유했던 질레트의 시장점유율은 50%대까지 추락했고, 그 자리는 달러 쉐이브 클럽이 메우고 있다.


이미 온라인 면도기 시장은 달러 쉐이브 클럽이 장악했다. 달러 쉐이브 클럽은 지난 2011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전 세계 면도기 시장에서 질레트와 쉬크(Schick)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 쉐이브 클럽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던 걸까.

고급화 전략에 가성비 전략으로 정면 승부

달러 쉐이브 클럽이 등장하기 이전 질레트의 시장점유율은 71%에 달했다. 경쟁사 쉬크에 밀리지 않기 위해 '남자가 가질 수 있는 최선(The Best A Man Can Get)'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고급화 전략에 나섰고, 지속 고기능 프리미엄 라인의 면도기를 출시했다.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데이비드 베컴, 타이거 우즈, 리오넬 메시 등 당대 최고의 스포츠스타들을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문제는 이런 고급화 전략으로 인해 한 해 광고에만 6000만 달러(약 711억원)의 돈을 썼고, 이는 면도기 가격이 올라가는 구조가 됐다.


마이클 더빈(Michael Dubin)은 이런 면도기 업계에 불만을 가졌다. 교체 주기가 짧은(약 2주) 소모품 면도기가 지나치게 고급인데다 이로 인해 비싼 가격으로 책정돼 있다는 점, 그리고 매번 귀찮게 매장에 방문해서 구매해야 한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그래서 마이클 더빈은 '시간과 돈을 깎자(Shave Tme, Shave Money)'라는 슬로건으로 면도날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달러 쉐이브 클럽'을 창업했다. 고급화 전략에 가성비 전략으로 정면 승부한 셈이다.

달러 쉐이브 클럽은 소비자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면도기 종류를 선택하고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면도날이 배송된다. 가격은 질레트보다 60%나 저렴하다. 2중날 면도기는 1달러에 면도날 5개, 4중날은 4달러에 4개, 6중날은 9달러에 4개. 면도기 종류도 한국산 도루코 면도기 한 가지다. 1달러짜리 2중날 면도기를 제외하면 배송비도 무료다. 가격이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판매는 온라인으로만 이뤄진다.

Dollar Shave Club 광고 영상 [출처=유튜브 캡처]

Dollar Shave Club 광고 영상 [출처=유튜브 캡처]


마케팅도 정반대로 펼쳤다. 유명 스타들을 광고모델로 내세운 질레트와 달리 달러 쉐이브 클럽은 마이클 더빈이 직접 출연한 동영상 광고 하나를 유튜브에 올렸을 뿐이다. 제작비용도 고작 4500달러(약 530만원)에 불과했다. 그는 광고에서 "유명 브랜드의 면도기에 한 달에 수십 달러씩 쓰시나요? 진동 핸들, 10중 날…정말로 필요한가요? 쓸데없는 기능에 돈 쓰지 마세요. 1달러면 면도날을 살 수 있습니다"고 말한다.


이 광고는 올리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광고 게시 6시간 만에 모든 면도기 재고가 소진됐고, 광고 게시 48시간 만에 1만 명 이상이 달러 쉐이브 클럽에 유료 가입했다.

[출처= gillette 홈페이지]

[출처= gillette 홈페이지]


신흥강자 따라하는 전통강자

달러 쉐이브 클럽의 등장은 질레트의 위기로 작용했다. 달러 쉐이브 클럽의 성장은 질레트의 마이너스 성장을 의미했다. 질레트는 달러 쉐이브 클럽을 비방하는 광고를 제작하고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당시 전문가들은 이런 질레트의 방해공작을 '질투'라고 표현했다.


이런 질레트의 방해공작에도 달러 쉐이브 클럽은 창업 4년 만에 면도기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고 5년 만에 320만 명의 유료회원을 확보했다. 2016년에는 매출 2억 4000만 달러(약 2840억원)를 기록함과 동시에 세계 생활용품 2위 업체 유니레버(Unilever)에 약 10억 달러(약 1조1800억원)에 매각됐다.


위기를 느낀 질레트는 달러 쉐이브 클럽을 따라가기로 했다. 2015년 면도날 배송서비스 '질레트 쉐이브 클럽'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상당수 소비자들은 달러 쉐이브 클럽 소비자로 돌아선 상태였고, 여전히 비싼 가격은 소비자들에게는 부담스러웠다. 결국 질레트는 20% 가격 인하라는 파격적인 정책을 선언해야 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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