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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공중 발사대, 세계 최대 항공기의 운명

최종수정 2019.06.18 06:30 기사입력 2019.06.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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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가장 큰 비행기 '스트래토런치'가 이륙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지구에서 가장 큰 비행기 '스트래토런치'가 이륙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특수한 용도로 개발된 세계 최대의 항공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항공기는 시험비행을 성공하자마자 모기업의 위기로 존재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 비운의 항공기는 '스트래토런치(Stratolaunch)'입니다. 스트래토런치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 창업자였던 폴 앨런이 2011년부터 야심차게 추진해왔던 '날아다니는 발사대'로, 인공위성 등의 발사체를 싣고 하늘로 가 우주로 쏘아 보내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항공기입니다.


폴 앨런은 '스트래토런치 시스템즈'를 설립하고 우주로 쏘아올리는 각종 발사체를 지상이 아닌 높은 고도에서 쏘아올리면 지상에서 중력의 힘을 이기기 위해 로켓을 쏘아올리는데 드는 막대한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보고 이 사업을 밀어부쳤다고 합니다.

격납고 앞에서 시범비행을 준비 중인 스트래토런치[사진=스트래토런치 시스템]

격납고 앞에서 시범비행을 준비 중인 스트래토런치[사진=스트래토런치 시스템]


우주까지 날아가 할 다른 비행체나 위성을 탑재하고 상당히 높은 고도까지 비행해야 하기 때문에 스트래토런치의 크기는 거대해야만 했습니다. 큰 날개 끝간의 길이인 '윙스팬'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입니다. 윙스팬 118m, 전장은 73m에 달합니다.


윙스팬은 가장 큰 여객기인 A380 항공기보다 30m 정도 더 길고, 외관은 일반 항공기의 동체 2개를 연결한 형태입니다. 조종석도 각 동체마다 하나씩 달려 있고, 날개마다 3개씩 모두 6개의 B747 엔진이 장착돼 있습니다.


지난 4월13일 스트래토런치는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우주공항에서 최초의 시험비행(초도비행)에 성공합니다. 이날 스트래토런치는 시속 280㎞, 고도 1만5000피트까지 상승해 2시간 반 가량 비행한 후 귀환했습니다.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달리기 위해 준비 중인 스트래토런치. [사진=스트래토런치 시스템즈]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달리기 위해 준비 중인 스트래토런치. [사진=스트래토런치 시스템즈]


그러나 스트래토런치가 다시 비행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비행기 개발을 주도했던 '벌컨'사가 스트래토런치와 관련된 자산과 지적재산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트래토런치에 애착을 가졌던 폴 앨런이 지난해 10월 악성 림프종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사업 추진의 동력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스페이스X 등 대체 우주 발사체 프로그램 등의 등장으로 사업성이 불분명해진 상태이기도 합니다. 앨런의 사망 이후에도 개발 중이었던 스트래토런치는 원래 항공기와 함께 자체 발사체 로켓까지 개발할 예정이었으나 로켓 개발은 중단됐고, 시험비행까지만 겨우 마친 것입니다.


앨런이라는 강력한 추진력이 사라진데다 사업성마저 불투명해지자 더 이상 사업을 추진하기가 어려워진 것이지요. 실제로 지난해 말까지 80명 정도였던 개발팀의 직원 규모는 시험비행 성공 당시인 지난 4월 20여명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두 동체 사이의 날개부분에 발사체를 적재한 스트래토런치의 시뮬레이션 비행 모습. 고고도에서 발사체를 떨어뜨리면 발사체가 점화해 우주로 날아가게 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두 동체 사이의 날개부분에 발사체를 적재한 스트래토런치의 시뮬레이션 비행 모습. 고고도에서 발사체를 떨어뜨리면 발사체가 점화해 우주로 날아가게 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최근에는 스트래토런치의 관련 자산과 지적재산 등을 합친 판매 가격이 4억달러(한화 4748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공식적으로 사업 추진 중단이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관련 자산의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은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스트래토런치와 비슷한 운명에 처했던 항공기도 있습니다. 군수용으로 개발돼 시험비행 후 역사 속으로 사라진 미국의 수송기 '휴즈 H-4 허큘리스(일명 : Spruce Goose, 멋진 거위)'입니다. 수상항공기로 기체 대부분이 나무로 제작된 윙스팬 97m, 동체길이 67m의 거대한 소송기 H-4 허큘리스는 1947년 26초 동안 21m의 높이로 1.6㎞ 비행하는데 성공했지만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개발도 중단됐고, 기체는 박물관에 전시됩니다.


스트래토런치 시스템즈는 스트래토런치에 대한 운행실험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스트래토런치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다시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매각돼 다른 용도로 활용될까요? 스트래토런치가 휴즈 H-4 허큘러스와 같은 운명이 되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거대한 항공기에 실려 하늘에서 발사되는 로켓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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