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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동방경제포럼]발 디딜 틈 없던 '남북러 3각' 회동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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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동방경제포럼]발 디딜 틈 없던 '남북러 3각' 회동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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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11일(현지시간) 제4차 동방경제포럼이 열리고 있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내 극동연방대 B동 3층 컨퍼런스 9번 홀. 100명도 수용하기 어려운 비좁은 방에 두 배 가까운 인파가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세션 시작 시간(오후 3시)에 한참 앞서 명당을 잡으려는 사람들로 일찍이 자리가 꽉 차 참석자의 절반 이상은 2시간가량을 서 있어야 했다.
러시아 정부가 올해로 4회를 맞은 동방경제포럼에 처음으로 시도한 '남ㆍ북ㆍ러 3각 협력' 세션은 가장 핫한 토론으로 진한 인상을 남겼다. 세계 각국에서 몰린 취재진에 둘러 싸여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사람은 김윤혁 철도성 부상이었다.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있던 김 부상은 구면 사이인 송영길 전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이 다가오자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최근 나진항에 다녀왔다"는 송 전 위원장의 말에 "전해들었다"면서 안부를 묻기도 했다. 김 부상과 북한에서 함께 온 수행단 너댓명도 처음에는 얼떨떨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내 우리 측 참석자들과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4차 동방경제포럼]발 디딜 틈 없던 '남북러 3각' 회동 현장 원본보기 아이콘


동방경제포럼에서 남과 북, 러시아 3각이 연대해 토론의 장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ㆍ북ㆍ러 3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북 제재를 이어가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를 겨냥한 듯한 합심 발언을 거침 없이 쏟아냈다. 특히 북한은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연결하기 위한 조속한 공동 조사 개시와 함께 남ㆍ북ㆍ러 3자 회담을 제의하는 등 적극성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북한 측 패널 토론자로 나선 김 부상과 김창식 철도성 부국장은 "조선반도종단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 연결은 아시아태평양과 유럽을 연결하는 국제적 수송 통로로서, 조ㆍ러 모스크바 선언과 북남 공동 선언, 판문점 선언 채택으로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담보된 국제 협력 사업"이라며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김 부국장은 행사 이후 송 의원과 기자와 따로 만난 자리에서 "공동 연구든 뭐든 시작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철도 공동 연구 및 조사단 구성을 서두를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이 과거 구소련 해체 시 미국과 러시아가 협의해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 핵무기를 없앴듯이 남ㆍ북ㆍ러 3자가 협력해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자는 제안을 하자 북측이 발끈하면서 살벌한 분위기도 한때 연출됐다. 이 원장의 발언에 김 부국장이 갑자기 마이크를 잡고 나서 "우리는 북한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쏘아붙인 뒤 "비핵화 문제는 이미 공동성명을 통해 어떻게 해나갈지 명백한 원칙이 세워져 있으며 국제사회가 적극 협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방경제포럼에서 남ㆍ북ㆍ러 3각 협력 세션을 신설한 배경을 묻는 일본 매체 취재진의 질문에 사회를 맡은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아시아전략센터 소장은 "(남북) 양자 회담이 긍정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다양한 프로젝트가 발전하고 있는데 실질적인 프랙티스(실행)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에둘러 답하면서 진땀을 빼기도 했다. 러시아가 최근 남북 관계 훈풍 분위기 속에 동방경제포럼을 정치적인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물음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동방경제포럼은 해를 거듭할 수록 다자 협의 기구로서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규모 경제 사절단을 이끌고 친히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기를 팍팍 살려줬다. 시 주석이 극동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년 연속 출석부에 도장을 찍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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