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보도한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신간 '공포(Fear): 백악관 안의 트럼프'에 따르면 게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미국 국가안보에 미칠 타격을 우려해 트럼프 대통령 몰래 트럼프 대통령 책상에서 한미FTA 파기 편지 초안을 훔쳤다고 전했다.
콘 전 위원장 외에도 다른 직원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만드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판단될 때 책상에서 서류를 훔치거나 감추는 방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결정을 미루게 만들거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책에 따르면 백악관 보좌진은 안보 문제 등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가진 뿌리 깊은 불신을 가진 것으로 묘사됐다. 특히 한반도 상황 등과 관련해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 등이 가졌던 우려 등도 함께 소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에 대한 철학은 상당 부분 개인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말싸움을 벌였을 당시 "이것은 지도자 대 지도자, 남자 대 남자, 나와 김정은과의 맞대결" 등으로 언급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민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한 바사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관련해 암살을 명령했지만, 매티스 장관이 대응하겠다고 밝힌 뒤, 묵살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죽여버리자"라고 지시했지만, 매티스 장관은 재래식 공습 계획만 진행했다는 것이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의 경우 사석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idiot)'로 묘사했으며, 자신들은 '미친 동네(Crazytown)'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우드워드의 이번 책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치명적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앞서 독립 저널리스트 마이클 울프가 '화염과 분노'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내부 상황을 소개하는 등 비슷한 책이 이미 나온 바 있다. 하지만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퇴임을 이끌었던 우드워드의 명성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책은 더욱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백악관은 우드워드의 책과 관련해 "불만이 있는 전직 백악관 직원들의 발언이 담긴 대통령을 음해하려는 목적의 날조된 이야기"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켈리 비서실장은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묘사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그런 적 없다"며 "대통령 편에 확고하게 서 있다"고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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