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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경갤러리]태백산 古木이 전해준 애달픈 사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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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보다 나무…아버지 닮은 古木 집중
김명운 개인전 ‘형상 그 너머 환’
6~12일 갤러리그림손

#002_Archival Inkjet Print_102x130cm_2015(왼쪽)/ #011_Archival Inkjet Print_130x102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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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아버지께서 임종하셨을 때가 지금의 내 나이와 같았다. ‘아버지는 왜 그토록 서둘러 삶을 내려놓으신 걸까?’ 오랜 시간, 가슴속 깊은 곳에 상처로 남았다. 소년의 눈으로 임종을 지켜 본 한 자락 슬픔이 스쳐 갔다.”

태백에 사는 김명운 작가에게 태백이란 곧 자신이며, 영혼이고 아버지다. 김 작가는 강원도를 대표하는 태백산 곳곳의 풍광과 지리적 환경, 자연생태계를 보여주고자 1년 내내 골짜기를 찾았다.
그의 작품은 카메라 앵글이 대체로 세로인 것이 많다. 한 가운데 굵직하게 자리 잡은 고목이 화면을 압도한다.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완고함을 수직 이미지로 형상화했다. 검게 탄 흔적의 고목은 겨울 숲에 더 쓸쓸해 보인다.

“겨울 숲에서 아버지의 등처럼 아파도 아파할 수 없고, 슬퍼도 슬퍼할 수 없는 한 그루의 고사목(枯死木)을 만났다. 인고의 세월을 그 자리에서 묵묵히 견뎌 오신 아버지가 그곳에 자리하고 계셨다. 한 그루 고사목은 바로 아버지였다.”

김 작가는 숲 전체를 보기보다 나무 한 그루에 집중해 애정을 쏟는다. 기존 사진들은 태백의 풍광을 담는데 그치지만, 그는 산 깊숙한 곳에서 우리가 보지 못했던 태백의 사계와 그 내면까지 표현하려고 애썼다. 시간과 계절, 환경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태고적 자연의 힘이 느껴진다.
#007_Archival Inkjet Print_130x102cm_2015

#007_Archival Inkjet Print_130x102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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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끝이 아니다.’ ‘새 생명의 삶으로 영속되어 간다.’ 숲이 내게 들려준 말이다. 사는 게 뭐 이러냐고, 묻고 싶을 때가 있다. 그 때마다 숲을 찾아가 숨을 고르곤 했다. 숲은 또 다른 안식의 거처이자 독백의 장소다. 아버지의 형상을 발견하고부터 숲에서 만나는 모든 형상은 어둠 속 등대가 됐다. 숲과 바람과 고사목과 산짐승들에게 감사하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강원도의 아름다움을 담은 김명운 작가의 ‘형상(形相) 그 너머 환(還)’ 전시는 오는 6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그림손에서 열린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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