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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은 느는데 돈이 안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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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말 총예금 1267조 6년8개월만에 최대…돈 흐름 보여주는 통화승수는 바닥
'시중은행 금융중개기능 둔화' 지적…"주택담보대출만 치중, 본연 역할 잃어"


예금은 느는데 돈이 안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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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예금만 늘어나고 시중에서는 돈이 돌지 않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6월 가계와 기업이 은행에 예금으로 쌓아두는 돈이 6년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하지만 돈의 흐름을 보여주는 통화승수는 여전히 바닥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시중은행들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에만 매진하면서 본연의 금융중개기능을 망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6월말(말잔) 예금은행 총예금 규모는 1267조39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대비 2.1%(25조8416억) 늘어난 규모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2010년10월(2.2%) 이후 약 6년8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요구불예금의 증가폭은 4.3%(7조7244억원)를 기록해, 2015년8월(5.8%)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상반기 재정조기집행 목표율이 있어서 지방정부로 교부금이 배분되며 요구불예금이 늘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저축성예금도 1.7%(18조1173억원) 늘었는데 이는 2010년10월(3.0%) 이후 가장 크게 증가한 것이다. 저축성예금은 정기적금, 정기예금 등으로 목돈을 만드는데 주로 이용된다. 저축성예금 금리는 여전히 1%대로 상당히 낮은 수준인데도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저축성예금 증가폭은 3.8%(11조4231억원)를 기록해 가계의 증가폭 0.5%(2조3782억원)보다 훨씬 높았다. 기업들이 여유 자금을 투자목적으로 사용하기보다 은행에 쌓아두는 것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윤석헌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객원교수는 "예금이 증가한다는 건 직접적인 경제활동에 뛰어들기보다 관망한다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앞으로 경제상황의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하지만 당장 투자기회가 있는 것도 아니고 불확실한 측면이 커 일단은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돈의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들도 여전히 최저수준이다. 본원통화 대비 시중통화량(M2)인 통화승수는 6월 16.42배로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10년 전인 2007년(24.66배)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통화유통속도 역시 1분기 기준 0.701로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경제활력을 나타내는 돈의 흐름 지표가 악화되는 것은 수출과 내수의 괴리가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시중은행들의 금융중개기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가계부채가 1400조원에 육박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들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에만 매몰돼 본연의 역할을 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학적으로 말하자면 시중은행의 금융중개기능이 둔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대출만 나가고 그것이 주택을 매매하는 데서 멈춰버리는 등 돈이 돌지 않는다는 것인데, 좀 더 나은 수익률로 돌려주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금융수장들 역시 시중은행에 경고를 던지고 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금융시장의 많은 영역에서 은행 스스로의 리스크관리 능력에 따른 자금중개보다는 각종 정책적 보증제도에 기반한 손쉬운 영업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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