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베트남의 ‘더 프로펠러 그룹’은 오토바이 ‘번 아웃(오토바이 바퀴를 태워 도로에 흔적을 남기는 행위)’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정지마찰(2012)’은 번아웃 과정을 담은 비디오 작품이다. 베트남 인구의 85%는 오토바이를 탄다. 그만큼 주요이동 수단으로 대표성을 지닌다. 지극히 개인적 도구이면서도 중요한 공공수단이다. 일상을 대변하는 소재를 굉음과 함께 빠르고 역동적인 편집으로 이미지화 했다.
그런가하면 ‘아트 레이버’는 베트남 ‘해먹카페’와 지역 특유의 로부스타 커피를 전시장 안으로 끌어들인다. ‘더 프로펠러 그룹’과는 상반되게 조용하고 차분하지만, 이 역시 베트남의 일상 문화다. 해먹카페는 베트남의 경제부흥과 함께 등장한 것으로 주로 운전기사들을 위해 지역 간 도로변에 설치됐다.
베트남의 젊은 예술가들은 대부분 1986년 개혁개방 정책 이후 교육을 받고 사회활동을 시작한 세대다. 이들은 지난 30여 년간 급변한 사회를 돌아보며 그 양면성을 인식한다.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자연, 신화, 전통, 소수민족, 정서 등이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전 세대에 비해 타문화나 변화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베트남 젊은 작가들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는 많지 않았다. 한국 베트남 수교 25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정글의 소금’전은 오는 10월 18일까지 서울 중구 한국국제교류재단 KF갤러리에서 열린다. 양국의 젊은 예술가 13명(팀)의 회화, 드로잉, 영상, 설치작업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 제목인 ‘정글의 소금’은 베트남의 소설가 응우옌 휘 티엡의 소설 제목에서 빌려왔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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