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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A 글로벌리포트]베트남 화장품시장, 장기적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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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산 한국무역협회 호찌민지부장

김일산 한국무역협회 호찌민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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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베트남을 찾는 한국 화장품업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올 들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문제로 중국 수출길이 막히자 대체시장으로 떠오른 베트남으로 발길을 돌리는 업체들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베트남 화장품시장을 겨냥한 국제규모의 전문전시회가 현지에 속속 선보이면서 한국에서 참가하는 업체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가 하면, 지자체 또는 관련 단체 이름을 내걸고 베트남을 찾는 시장개척단에도 화장품업체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백화점과 쇼핑몰을 중심으로 이미 고급 화장품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국내외 유명 브랜드들에 이어 우리 중소 화장품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베트남 화장품시장은 자국산 제품의 품질과 제품 다양성이 낮다는 인식이 강해 자국 브랜드보다 해외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현재 베트남 화장품기업이 400여개에 달하고 있으나 외국기업들이 90%가량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베트남 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베트남 화장품시장이 연평균 25%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지난해 시장규모가 20억달러를 넘어섰다. 시장규모만 놓고 볼 때 중국의 1개 성(城)의 시장에 맞먹는 규모를 보이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국민 1인당 화장품 구입비용은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20달러(약 50만베트남 동) 규모로 화장품 수요자들의 월평균 화장품 구매액은 5~10달러에 그치고 있다. 인근 국가인 태국의 경우 화장품 구매액이 월간 40달러 선에 이르고 있고, 우리나라가 80~100달러에 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볼 때 베트남시장은 아직까지 무르익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베트남 전시회에 참가한 한국의 중소 화장품업체들이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이 의외로 화장품에 관심이 적은 것 같다"라고 볼멘소리를 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시장특성상 베트남 소비자들이 가격에 예민하고, 저가제품이 많이 유통되고 있어 국내 기업의 프리미엄 시장전략이 통하지 않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구매력이 낮기 때문에 '봉제가 되는 나라에서 화장품 팔아먹기는 쉽지 않다'는 업계의 통설을 여실히 입증해주고 있다.

화장품의 유통문제도 베트남시장 진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유통마진을 겨냥해 베트남 이주여성, 유학생들이 휴대반입 또는 화물배송을 통해 반입하는 사례가 많아 베트남 수출 희망기업들의 시장전략이 좀처럼 통하지 않고 있다. 이들 제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오픈마켓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페이스북 등 SNS는 베트남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주된 쇼핑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화장품을 취급하는 개인업자들이 수백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 때문에 베트남 세무당국은 페이스북에서 개인업자들의 탈세영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향후 강력히 단속하겠다는 방침까지 천명해 놓고 있을 정도다.

이처럼 베트남 화장품시장은 시장진입이 만만하지 않다. 기존 유명 브랜드들이 프리미엄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현지 소비자들의 화장품 구매력 수준과 암거래 시장 활성화로 우리 화장품업체들이 단기적으로 진출성과를 내기에는 녹록지 않다는 게 현지 시장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내 중소 화장품업체들이 베트남시장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시장접근이 필요하다.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유통시장이 불안정한 베트남시장에서 단기간에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은 금물이다. 현지 관련 전시회 또는 판촉행사에서 차별화된 제품의 우수성을 꾸준히 알리고, 베트남 고급제품 수요자들이 자주 찾는 브랜드숍을 통해 홍보해 나가야 한다는 충고가 지배적이다.

김일산 한국무역협회 호찌민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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